선거펀드 플랫폼 ‘청년펀딩Y’

[고양신문] 청년후보들이 이번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장벽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난관은 선거비용마련문제다. 수도권 기준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선거비용 지출규모는 평균적으로 수천 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현행 선거법상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공식적인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도 없다. 기반이 없는 청년들이 정치에 도전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청년출마자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인 ‘청년펀딩Y’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펀딩뿐만 아니라 후보자 홍보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을 예정인 ‘청년펀딩Y’는 오는 3월 홈페이지 개설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고양시 청년활동가 김동욱(31세)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시작은 작년 여름 ‘와글’이라는 재단법인이 마련한 리더십캠프에 참여하면서부터였어요. 그때 함께 참여한 청년후보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이들이 뭔가 변화를 위해 정치에 도전하고 싶어도 다들 돈 문제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죠. 선거비용을 마련하려면 은행대출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정규직이 아니면 그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들었어요. 뭔가 방법이 없을까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유명정치인들이 했던 ‘선거자금펀드’ 방식을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한 2명의 청년과 와글 매니저와 함께 김씨는 청년후보자를 위한 선거펀드 사이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8월부터 8~9회 정도 회의를 가졌으며 그 과정에서 크라우드펀딩 전문업체와 접촉도 해보고 선관위에 자문도 받아가며 일을 진행했다. 또한 청년후보자들의 구체적인 수요파악을 위해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김씨는 “청년후보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단순히 선거비용을 모으는 효과 이상으로 대중들에게 본인을 알리고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이 많았다”며 “무엇보다 합법적으로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김동욱씨는 "청년후보가 돈 때문에 정치도전을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는 고민을 가지고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청년펀딩Y’는 오는 4월 청년후보자 선거펀드사이트를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홈페이지에는 각 후보자들의 스토리텔링을 영상, 사진, 텍스트를 활용해 마련하며 사이트에 방문한 유권자들이 각자 원하는 후보자의 펀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펀딩방식은 P2P대출(대출형 크라우드펀딩)로 하되 후보자가 입금확인 후 차용증을 발행하는 방식(박원순 펀드)과 전문업체를 통해 진행하는 방식(문재인 펀드) 두 가지를 놓고 논의 중이다. 펀드 이율 또한 시중금리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지난 9일에는 선거펀드를 청년후보자들에게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슬기로운 출마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워크숍은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재단법인 와글, 청년펀딩Y가 공동주최했으며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청년후보자들에게 선거법, 펀딩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 방법, 세력 보완 방법 등을 알려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지난 9일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청년후보자들의 워크샵인 '슬기로운 출마생활'행사 자리에서 '청년펀드'에 대한 설명과 홍보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청년후보자 12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고양시 청년후보자들도 2명이 참석했다. 김씨는 “이날 참석한 12명을 포함해 30여 명의 청년후보자들이 ‘청년펀딩Y’에 관심을 나타냈다”며 “이외에도 청년정치의 비전과 과제에 동의하는 후보자들이 있다면 펀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년후보자들이 참여의사를 나타낸 만큼 이제는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인지가 과제로 남겨졌다. 김씨는 “청년후보자 개개인이 어떤 마음으로 정치에 나섰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꾸고자 하는지를 잘 나타내서 유권자들이 더 많이 펀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펀딩을 통해 청년후보자들이 좀 더 출마에 용기를 냈으면 좋겠고 적어도 돈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후회는 남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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