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건강> 퇴행성 무릎관절염과 인공관절 수술

한 번 시술로 15~20년 사용 가능
‘축복’이지만 잘못하면 ‘재앙’될 수도
임상경험·숙련도·전문성 꼼꼼히 살펴야 

 

문진웅 활기찬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며 “의료진의 풍부한 수술 경험과 실력 그리고 병원의 의료시스템과 재활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지를 점검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신문] 기자는 우측 무릎의 반월상연골판 80%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지 10년이 넘었다. 연골판 이식술을 하지 않고 ‘근육운동을 해서 무릎 건강을 유지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쁜 업무와 게으름으로 시간만 흘러갔다. 요즘은 무릎이 뻑뻑하고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 약간의 통증도 나타나곤 한다.  

“비교적 젊었던 그 당시 연골판 절제술 후 6개월 이내에 연골판 이식술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지금은 정밀 진단을 해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나이도 있어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군요.”

문진웅 활기찬병원장을 만나 시기별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증상과 치료방법, 그 소재와 수술기법의 획기적인 발달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열어준다는 치료방법으로 평가받는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10여 년 전 오른쪽 무릎 반월상연골판 절제술을 하고 나서 아무런 조치 없이 시간만 가고 있다. 당시 주치의는 퇴행성관절염도 일반인보다 10년 정도 일찍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는데. 
의학적으로 역학적 축(mechanical axis)이라는 개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관절부터 발목 중앙까지 일직선으로 이었을 때의 선이라고 보면 되는데, 보통 한국 사람은 그 중심이 약간 안쪽으로 쏠려 있다. 따라서 안쪽 반월상연골판을 절제한 경우라면 흔히 말하는 O자형 다리로 변형되면서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하기 더 쉽다. 만일 바깥쪽 반월상연골판을 절제한 경우라면 근육운동 등을 통해 관절염 진행속도를 약간 늦출 수도 있다.

연골판이 없으면 왜 연골이 손상되기 쉬운가. 
연골・연골판 등 한국어로는 다 연골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의학적으로는 연골(cartilage)과 연골판(meniscus)으로 구분해서 부른다. 연골판은 연골과 연골 사이에 위치해 서로 닿지 않도록 충격을 완화하거나 윤활작용도 한다. 섬유재질로 되어 있어 나이를 먹으면 해지거나 찢어지게 되고, 연골끼리 맞닿고 벗겨지면서 뼈가 노출되고 심하면 관절 변형까지 초래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이 발생한다. 

 

관절염은 55세 이상 고령인구 10명 중 8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 중 하나로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특히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에서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여성에게 발병률이 더 높은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근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무릎에서 가장 중요한 근육인 대퇴사두근과 무릎을 감싸고 있는 전체적인 근육의 볼륨 자체가 남성보다 약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여성에게 퇴행성관절염이 더 많이 생기는 원인은 근육과 연골조직이 약한 여성들이 가사노동을 할 때 쭈그려 앉아서 하는 등의 생활방식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무릎관절염 증상에 대해 설명해 달라. 
초기 증상은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다거나 등산을 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가 힘들고, 무릎이 뻑뻑한 느낌이 들고 부어오르기도 한다. 또 앉았다가 일어서기 힘들다면 관절염 초기증상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중기로 발전하면 무릎이 자주 붓고 물이 차거나 쭈그려 앉기도 힘들고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말기가 되면 육안으로 봐도 O다리 모양으로 변형이 되고 걷는 것도 힘들고 오리처럼 뒤뚱뒤뚱 걷게 된다. 

시기별로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관절염은 초기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치료시기를 놓쳐 상태가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증상 발생 초기에는 생활습관에 변화를 주면서 대퇴사두근 강화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대퇴사두근은 무릎질환의 95%는 막을 수 있는 파수꾼이라고 할 수 있다. 중기 이후에는 MRI를 통해 연골판의 퇴화 정도를 확인하고 필요 시 관절 내시경 부분 절제술로 관절염 진행을 더디게 하는 치료를 한다. 보다 증상이 심하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가장 대표적이고 효과적이다. 

나이가 젊은 사람은 인공관절 수술을 꺼리기 쉬운데. 
비교적 젊은 나이에 관절 일부만 손상이 된 경우에는 손상 부분만 교체하는 부분인공관절치환술이나 경골근위부절골술(High Tibia Osteotomy, HTO)이라는 휜다리 교정 수술을 하기도 한다. 무릎관절 자체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고 종아리뼈(경골)를 다듬어 무릎을 반듯하게 해서 관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분산시키며 관절염의 진행을 막아주는 것이다. 인공관절이 아니라 본인의 관절을 계속 쓴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관절 수술에 쓰이는 소재와 수술방법은.
인공관절 수술은 1970년대에 처음 시행되기 시작했는데 그 소재와 수술 기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기능을 상실한 연골을 절제하고 첨단 생체 소재인 티타늄과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된 인공관절을 삽입해 뼈에 고정해준다. 예전에는 3시간 넘게 걸리던 수술 시간도 최근에는 30분에서 1시간30분 이내로 줄어 수술 중 감염 확률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무릎에서 가장 중요한 근육인 대퇴사두근과 무릎을 감싸고 있는 전체적인 근육의 볼륨 자체가 남성보다 약하고, 가사노동을 할 때 쭈그려 앉아서 하는 등의 생활방식이 나이가 들수록 여성에게 퇴행성관절염이 더 많이 생기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인공적인 소재라며 꺼리는 환자도 많았다. 
요즘 인공관절은 시술만 제대로 하면 15~20년 정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질이 굉장히 좋아졌다. 환자 나이와 직업,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그에 맞는 적합한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65세 미만인 경우 3개월 이상 일반치료를 받고 일정등급 이상의 판정을 받아야 국민건강보험 적용이나 민간보험사의 실비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수술 후 다시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길 듯한데.
그리 길지 않다. 수술하고 이틀 후면 바로 재활치료를 할 수 있고, 약 2주 정도 재활운동을 거치고 나면 퇴원해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술 후 물리치료와 지속적인 관절운동, 근력 강화운동으로 재활치료를 잘하면 재수술 없이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인공관절 수술이 일종의 ‘축복’이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인공관절 수술 시 특히 주의할 점은. 
우리가 사먹는 김치는 맛이 없으면 바로 다른 김치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로  한번 삽입한 관절은 최소 15~20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 이런 중요한 수술을 간혹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의사와 병원을 선택해 수술 후 ‘축복’이 아니라 ‘재앙’을 겪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이만저만 아니다. 인공관절 수술 병원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이 풍부한 수술 경험과 수술 실력이 있는지 그리고 병원의 의료시스템과 재활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지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신중히 결정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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