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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통 터치, 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정성진 목사-정무성 총장, 해피월드복지재단 이취임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8.03.26 14:25
  • 호수 1363
  • 댓글 0

재단 설립자 정성진 목사 낮은 모습으로 퇴진
사회복지 일인자 정무성 총장 새 리더로 취임

 

11년간 해피월드복지재단을 이끌어온 정성진 거륵한빛 광성교회 위임목사(사진 오른쪽)가 재단 이사장에서 퇴임하고 복지 전문가인 정무성 숭실사이버대 총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고양신문] 고양시를 대표하는 사회복지법인 해피월드복지재단이 신임 이사장을 맞이했다. 2007년 설립 이후 재단을 이끌던 정성진 이사장(64세, 거룩한빛 광성교회 위임목사)의 뒤를 이어 정무성(60세) 숭실사이버대 총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두 사람의 바통 터치는 사회복지 관계자들 사이에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탄탄한 규모와 실적을 가진 복지재단이 내부 인사 발탁이 아닌, 외부에서 영입한 복지 전문가에게 이사장직을 승계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모범적인 운영으로 복지재단의 이상적인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피월드답게 이사장의 교체 과정도 감동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세상과 소통하면서도 건강하게 성장한 대형교회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정성진 목사. 사회복지에 대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서 해박한 이론과 탁견을 현실에 적용할 무대를 얻게 된 정무성 신임 이사장. 두 사람의 아름다운 퇴장과 등장은 우리사회에 특별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고양·파주 기반의 건실한 복지재단으로 성장

해피월드복지재단은 고양시와 파주시를 지역적 기반으로 삼아 다양한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덕양노인종합복지관과 파주노인복지관, 문산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고, 새터민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새꿈터도 운영한다. 매년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지원하는 장학금 규모도 6억원에 이른다.

이렇듯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활동을 펼치는 해피월드복지재단의 배경에는 정성진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거룩한빛 광성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광성교회는 개척 당시부터 지역을 위해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을 사명으로 삼았다. 자금에 여유가 생길때만 이웃을 도운 게 아니라, 돈이 모자라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생기면 그들을 섬기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그러다보니 등록교인수만 4만 명인 대형교회임에도 교회는 여전히 빚을 짊어지고 있다.

정 목사는 “지금 이곳에서 꼭 해야 할 복지사업을 하다 보니 빚을 갚을 틈이 없다”면서도 전혀 근심이나 불만이 없는 얼굴이다. 스스로를 위해 물질을 쌓는 것은 교회의 본질과 거리가 먼 태도라는 생각 때문이다.

정 목사는 해피월드복지재단이 펼친 다양한 사업 중 특별히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해피뱅크와 긴급자금을 수혈하는 해피천사운동을 정착시킨 일을 보람으로 꼽는다.

“사업 초기에는 월 30만원의 지원금을 취약계층 가정 30곳에 6년간 지원했어요. 도움을 받는 이들에겐 정말 요긴한 생활안정자금 역할을 했지요. 하지만 물질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주자는 방향으로 사업 성격을 전환해 지금은 월 10만원 상당의 반찬 지원을 하고, 자생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5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사업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피뱅크 사업은 청와대 국무회의 사례 발표를 거쳐 정부의 미소금융사업을 이끌어내는 산파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해피뱅크 지원을 받은 이들은 400여 명에 이른다.

내부 인사 배제하고 외부 전문가 파격 영입

정 목사는 65세가 되는 내년 자원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목회자 정년이 70세인데 5년이나 일찍 조기 퇴진을 선택한 것이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카리스마를 가진 목회자 1인에게 영향력이 집중되는 폐해를 스스로 거부하기 위한 결정이다.

자원은퇴를 준비하며 가장 고심했던 일 중 하나가 복지재단을 이끌어 갈 차기 지도체제를 세우는 일이었는데, 정 목사의 선택은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였다. 대개의 복지재단이 실질적으로 이사장 가족이나 지인 그룹에 의해 사유화될 뿐만 아니라 이사장직을 세습하거나 측근을 앉히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유지하는 게 관행이자 상식이 된 풍토에서 예상을 깨는 선택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파격적인 경우라고 말하지만, 저는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해피월드복지재단 이사장이면 500명의 인사를 좌우하는 자리인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전문성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 없으면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요.”

정 목사는 신임 이사장을 영입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했다. 초기에는 교회 중직자들 사이에서도 당연히 이견이 나왔다. 교회 내부에서도 쟁쟁한 인사들이 많은데, 굳이 외부인을 모실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었다. 정 목사는 “교회와 재단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득하며 이사진을 설득해나갔다.

광성교회에서 채택하고 있던 ‘전문장로’ 제도도 적극 활용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장로로 피택하는 제도를 통해 정무성 총장은 지난해 광성교회의 전문장로가 된 후 비로소 본격적으로 복지재단 인수 준비를 시작했다.

“새 시대에 걸맞는 복지모델 펼칠 것”

정무성 신임 이사장은 해피월드복지재단과 광성교회의 선택을 이렇게 평가했다.
“전문가라는 것 하나만 보고 거대한 복지재단의 이사장 자리를 대뜸 넘겨준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무이한 경우입니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정 신임 이사장은 정성진 전임 이사장의 가장 큰 공로로 ‘투명한 재단 경영과 헌신적인 기여’를 꼽았다. 그러면서 전임자가 남긴 감동적인 선례를 이어가는 것이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이라고 말했다.

정성진 목사는 재단 이사장에 이어 광성교회 담임목사까지 내려놓고 나면 재단과 교회의 행정에 일절 관여하는 일 없이 손을 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 시인은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하물며 종교인이라면 모름지기 가장 아름다운 때에 가장 낮은 모습으로 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은퇴 후에 새로운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기도 하구요(웃음).”

시대의 변화에 맞게 업그레이드될, 이름처럼 행복한 고양시의 자산인 해피월드복지재단의 새 모습, 그리고 오랫동안 지역을 섬겨온 ‘진짜 목회자’ 정성진 목사가 펼칠 새로운 그림을 함께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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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리더십에서 소통의 리더십으로”

해피월드복지재단의 과거와 미래를 만나다

정성진 목사(거룩한빛 광성교회)와 정무성 총장(숭실사이버대)은 다른 듯 닮았다. 정 목사는 교계에서, 정 총장은 학계에서 서로 다른 업적과 명성을 쌓았지만, 스스로를 내려놓고 누군가를 섬겨 온 발자취는 하나의 결처럼 어우러진다. 해피월드복지재단의 과거와 미래가 된 두 사람을 거룩한빛 광성교회 목양실에서 만나보았다.
 

개혁적이고 청렴한 목회로 한국개신교의 존경받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정성진 목사.


“은퇴 후 고아들의 사회진출 돕고파”
■ 정성진 이임 이사장 

목회 인생을 돌아본다면.

신학생 시절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며 민중신학을 공부했다. 첫 목회지로 광산촌을 찾아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90년대 후반 일산에서 광성교회를 개척한 후에도 지역을 향해 열린 목회를 지향하며 복지사업과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교회는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의 두 가지 사명을 함께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 자원은퇴를 선언했는데.

올해 10월 거룩한빛 광성교회의 후임을 선임한 후 교회에서 개척하는 운정광성교회로 300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나가려고 한다. 대형화된 교회의 순조로운 분립 개척을 위해 내가 교인들 일부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 정년보다 5년 일찍 은퇴할 계획이다. 그동안 거룩한빛 광성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가 제자광성교회, 하늘빛광성교회 등 20여 곳이 넘는다.

교회와 복지재단을 동시에 성장시켰다.

사실 우리 교회는 그 흔한 전도행사 한번 안했다. 성도들이 낸 귀한 헌금을 건강한 곳에 투명한 방식으로 사용하니까 자연스레 믿음과 신뢰가 쌓였다. 복지재단 역시 마찬가지다. 연간 결제 규모가 300억원이지만 속된 말로 누구도 초콜릿 한쪽 안 챙겼다. 남들은 복지재단 하면 뭔가 뒤로 생기는 줄 아는데 그건 옛날 생각이다(웃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지만, 깨끗함이 역설적으로 힘을 발휘한다.

사람을 쓰는 원칙과 기준이 있었나.

인맥을 기준으로 등용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을 우대했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는 반드시 경험과 자격을 갖춘 사람을 초청했다. 해피월드복지재단에서 정무성 신임 이사장을 모신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교회 중직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광성교회는 일찍부터 몇 가지 자체적인 규정을 만들어 시행했다. 6년마다 목사 신임투표를 하고, 65세 은퇴하면 교회 일에서 일체 손을 뗀다는 것 등이다. 그렇게 만든 제도를 후임자와 교인들이 계속 발전시켜 나가리가 믿는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뜻과 정신이기 때문이다.
나는 열정 하나만 가지고 복지사업을 펼쳤지만, 후임자는 나와는 다른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복지 개념도 점점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1세대에게 필요한 게 열정과 용기라면, 2세대는 소통과 통찰력이라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정무성 신임 이사장은 둘도 없는 적임자다.

은퇴 후 계획을 살짝 들려달라.

아직 결정은 못했지만 오라는 데는 많다(웃음). 한 가지는, 고아원에서 생활하다 성인이 되어 둥지를 떠나야 하는 이들이 자립기반을 마련할 때까지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 ‘비빌 언덕’이라고 이름도 정했다. 누군가는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이지 싶어서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젊은 목회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싶다. 모두들 큰 칼을 휘두르려 하니 제풀에 무너지는 것 같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물맷돌처럼, 작지만 단단한 자신만의 무기를 들고 세상으로 나설 수 있는 패기를 길러주고 싶다. 그래서 요즘 작은 것을 제대로 실천해 목회에 성공한 사례를 스크랩하고 있다.

또 하나는 기독교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 위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NGO단체들을 엮어 소통하고 협력하는 공간을 마련할까 한다. 함께 향기 좋은 차를 마시며 비전을 나눌 것이다. 내 아호 대치(큰 바보)를 따 ‘대치산방’이라 이름 붙여볼까 궁리중이다. 말하다 보니 은퇴 후 더 바빠질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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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복지의 모델을 해피월드복지재단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정무성 신임 이사장.


“지역과의 결합이 새로운 복지 트랜드”
■ 정무성 신임 이사장 

복지재단 이사장 취임을 축하한다.

평소 정성진 목사님의 목회 철학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제안을 받기 전까지 전혀 예상 못했다. 오랫동안 사회복지시설 평가총괄위원장으로 일하며 전국 3000여 곳에 이르는 시설과 재단을 두루 다녀봤기에 실태와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성장한 복지법인을 아무 사심 없이 전문가에게 맡긴 사례가 없다. 너무도 소중한 책임을 맡았으니 진실한 마음으로 헌신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복지재단의 현실은.

초기에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대부분이 개신교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됐다. 선교사들이 떠나면서 공익 법인으로 유지하길 기대하며 한국의 관리자들에게 맡기는데, 아쉽게도 대부분 사유화 해 버렸다. 80년대 이후에는 해외원조에 의지하지 않고 설립된 자생적 법인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대부분 교회에서 교인들의 헌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며 역시 대부분 사유화된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안타까운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니 해피월드복지재단의 새로운 시도가 주목 받는 게 아닐까.

우리나라의 복지제도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나.

많은 이들이 절대적 빈곤에 내몰리던 초기에는 자선과 구제의 기능에 전념했다. 그러다 80년대 이후는 정부가 중심이 돼 사회복지가 제도화된다. 지금은 중앙정부에서 다시 지방정부로 이양을 하는 시기다. 문제는 복지 예산과 사회복지 프로그램도 굉장히 증가했는데, 국민들의 복지 체감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지역사회서 체감하는 밀착된 복지를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새 정부의 복지분야 슬로건이 ‘커뮤니티 케어’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해피월드복지재단의 사업 방향은.

대개의 복지기관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제도의 틀에 안주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섬긴다는 복지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피월드복지재단이 먼저 실천하고자 한다. 최근 개신교계에서도 ‘마을을 섬기는 목회’를 강조하는데 사회복지 트랜드와 정확히 접목된다. 세상을 섬긴다는 교회의 본질과 사회복지의 트렌드가 비로소 만났다고나 할까.

지역 네트워크도 넓힐 계획인가.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지역사회가 스스로 자립하고 돕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사회복지 트렌드다. 그래서 우리도 지역사회의 다른 교회나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사회 안전망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고자 한다. 이제 지역주민과 교인들이 지역공동체와 복지의 주체가 될 것이다.

고양시만의 지역 특색도 있을 것 같다.

고양시는 도시재생의 과제를 안고 있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시로서의 고민거리도 있을 테고. 문산종합사회복지관은 최북단 복지관으로서 통일을 대비하는 모델도 제시해야 한다.고령화는 우리사회 전체의 문제지만, 고양시의 경우 베이비부머 세대가 많이 거주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복지는 이전세대의 그것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의존적 복지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사회공헌적인 복지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고양과 파주의 지리적, 시대적 사명을 올바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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