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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시장, '시민의 평가' 겸허히 받길<발행인의 편지>

[고양신문] 최성 시장의 지난 8년 시정을 평가하는 작업에 걸림돌이 생겼습니다. 선거법입니다. 여럿이 함께 평가하는 방식을 여론조사로 본답니다. 여론조사 심의를 거쳐야하고, 조사대상자도 보편적인 유권자의 범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고양신문이 여론조사를 선택하지 않고 시민평가단을 구성한 이유는, 시 행정을 가까이 들여다 본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더 깊이 있게 평가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역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 또는 지역 행사에 참여해 본 경험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시정을 접해본 시민들이 평가를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평가의 근거와 자료, 정보가 더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정평가단의 자격을 ‘고양시에서 활동하는 단체를 대표하는 시민’으로 정했습니다. 준비과정부터 쉽지 않고, 또 어떤 결론에 이르더라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았지만 권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민의 자유와 권한을 옹호하고 싶었습니다. 현행 선거법대로라면 권력을 평가하는 작업 자체가 위법으로 해석될 확률이 높습니다. 국가보안법처럼, 선거법은 여전히 누군가 뭉치고 표현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고양신문이 독자적으로 평가하거나 아니면 여론조사로 평가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러나 언론사의 평가는 언론사 스스로의 견해에 묶일 수 있고, 여론조사는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와 정보에 영향을 받은 대중에 의한 평가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 다, 권력을 가까이 접한 시민들의 평가에는 못 미칩니다. 물론 ‘시민 평가단’이라는 범주가 애매할 수 있습니다. 이미 권력에 대해 좋거나 싫거나 자기 판단을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한 편으로 쏠릴 우려도 높습니다. 그러나 이 애매함 혹은 쏠림은 양적으로 다수가 될 때 보편적인 경향을 드러냅니다. ‘다수가 선택하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이 ‘다수의 힘’ 앞에는 겸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양신문 시민평가단 작업과정에서도 이 ‘다수의 힘’을 느낍니다. 아니, 이 ‘다수의 힘’에 의존하며 편파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 애썼던 점을 고백합니다. 고양신문과 온라인매체 등 다양한 통로로 시민평가단에 참여해 줄 것을 홍보했고, 그 결과 100여 개 단체가 평가위원을 추천했습니다. 100여개 단체가 함께 한다면, ‘다수의 힘’이 발현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시간과 공을 들여 1차 평가항목 제안에 참여한 단체는 73개 단체. 73개 단체가 제안한 평가 항목은 700여 개에 이릅니다. 이중 10개 이상의 단체가 제안한 공통항목을 추출해 지난 주 시정평가단의 1차 활동평가로 보도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후 최성 시장 지지자들은 고양신문이 최성 시장을 비판하기 위해 시민평가단 작업을 진행한다고 항의했고, 반대 입장에 선 일부 단체들은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가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나 평가항목을 들여다보면 비판과 칭찬의 근거가 비교적 정확하고, 비판과 칭찬이 팽팽히 맞서는 항목 역시 객관적으로 추출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평가 결과는 특정한 정치성향으로부터도 자유롭고, 고양신문의 의도나 주관의 영향도 받지 않았습니다. 고양신문도 겸허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입니다. 최성 시장도 이 결과를 귀담아 듣고 겸허히 받아 안길 바랍니다. 이번 주에는  최성 시장  시정에 대한 ‘자유서술’이 가감 없이 보도됩니다. 하지만 시민평가단이 제안한 평가항목을 구체적으로 점수로 매기는 작업은 ‘선거법’에 막혀 진행될 수 없게 됐습니다. 1차 평가 작업을 거치며, 2차 평가 작업을 통해 매겨질 최성 시장의 시정평가 점수가 예상보다 정확하리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기에 고양신문도 아쉬움이 큽니다. 현직 시장을 평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무릅쓰고 참여해주신 여러 단체와 시간을 쾌히 내주신 평가위원들에게 너무나 송구스럽습니다. 다행인 것은, 1차 평가에 평가의 핵심과 다수의 여론이 어느 정도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미완의 평가로 끝났지만, 고양신문은 권력에 대한 평가가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입니다. 뒷담으로 흩어지지 않고, ‘참여하는 시민들의 힘’이 되는 길을 찾겠습니다. 아무도 평가하지 않는 권력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권력은 아집과 독선에 빠질 수 있고, 시민은 대리 권력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제한받게 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단체와 시민평가위원들에게 진심어린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이영아  lya70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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