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철들어볼까요?> 절기이야기(3) 청명

 

[고양신문] 지난 5일은 청명이었다. 어느새 24절기 중 다섯째를 지났다. 청명(淸明), 말 그대로 맑은 날이다. 일 년 중 가장 물 맑고 하늘 맑고 날씨 좋은 때다. 가장 봄다운 시기라 하겠다.

 

청명의 절후현상으로는 초후에 오동나무가 꽃을 피우고, 중후에 들쥐가 메추라기가 되고, 말후에는 무지개가 나타난다고 했다.

5월에 꽃을 피우는 오동나무가 청명에 등장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여러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어난다는 의미인 듯싶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나무가 잘 자라는 때이기도 하다. 4월 5일 식목일은 1910년 순종이 친경제 때 나무를 심은 것에서 유래했는데 나무가 잘 자라는 때라서 이날로 정한 듯하다.

들쥐가 메추라기 되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들쥐는 어두운 곳을 헤매고 다니는 동물이고 메추라기는 하늘을 나는 새다. 들쥐, 어둠, 음의 기운이 줄어들고, 메추라기, 밝음, 양의 기운이 강해지는 시즌이 되었다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시각을 바꿔서 약간 다르게 생각해봤다. 새들의 아름다운 지저귐이 숲속과 들판 가득 울리는 시기라서 등장한 표현은 아니었을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해보시라. 사랑을 노래하는 새들의 소리가 정말 다양하다. 참새, 박새, 곤줄박이같은 텃새며, 상모솔새, 쑥새같은 겨울새, 호랑지빠귀, 제비 같은 여름새들이 겹치는 시기라 새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고, 짝을 찾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다보면 행복함마저 느껴진다.

산에는 생강나무, 개암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웠고, 나무 가운데 가장 먼저 새 잎을 틔우는 귀룽나무는 이미 무성한 연초록빛을 뽐내고 있다. 개나리, 진달래, 수양버들, 족두리풀, 할미꽃, 꽃다지, 냉이 등이 일제히 피어났다. 꽃들의 잔치가 시작됐다. 4월 첫 주 호수공원에는 올벚나무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렸다. 남도에는 이미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고양에도 곧 꽃 축제가 줄지어 시작될 것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멋을 내고 꽃그늘 아래 좋은 벗과 함께 꽃나들이 떠나보자. 청명에 살짝, 봄바람도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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