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경력 강조 눈총

고양시의 대규모 시설물들을 관리하게 될 시설관리공단의 이사장 선임을 놓고 벌써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고양시는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시설관리공단의 이사장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응시자격 조건을 놓고 공단 이사장에 대한 의욕을 보여왔던 지역인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격조건에는 ▶종업원 300인 이상의 기업체에서 대표이사를 5년 이상 재직한 경력자 ▶4급 이상 공무원으로 3년 이상 재직한 경력자 ▶공공기관 또는 정부투자기관에서 4급 이상 공무원의 상당직에 7년 이상 재직한 경력자로 제한. 이중 한가지라도 충족해야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의회의 A의원은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사람이 고양시에 몇이나 있겠냐”라며 “결국 고양시 공무원이 이사장직을 맡겠다는 이야기 아닌가”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전 시의원인 B씨도 “일반인 중 300인 이상 기업체를 운영하는 곳은 버스회사밖에 없다”고 비아냥. 고양시 시민단체 관계자도 “전문 경영인을 원한다면서 공무원 경력을 강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

한편 이같은 응시자격 조건에 대해 고양시측은 “시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답변. 지난 달 임시회에서 관련조례를 심사했던 고양시의회 자치행정위의 C의원은 이 같은 자격조건에 대해 “이야기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 정도 제한은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청 관계자도 “외부에도 충분히 홍보를 하고 있고 고양시에도 적임자들이 많이 있다”며 최소한 5명 정도의 후보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사장 접수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한편 신청서 교부 첫날인 지난 11일까지 희망자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사장 후보로 현 고양시의 김 모 국장이 거론되고 있다. 시청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김 국장도 여러 차례 이사장 출마 의사를 밝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 선출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추천심의위원회’가 접수된 후보 가운데 최종 2명을 선발하고 시장이 이중 한 명을 지명하는 형식으로 임명된다. 시장 추천 4인과 시의회 추천 3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시청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고양시 시설관리공단의 이사장은 종합운동장, 노래하는 분수대, 호수공원 등 9개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공단의 총 책임자로 일할 예정이며 이사장이 책임져야 하는 공단 자체인력도 130여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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