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호수공원 맑은 물관리 어떻게 가능했나

전국에서 가장 맑은 수질 자랑
준설 노하우 전국서 벤치마킹
친환경 나노버블정화, 물새들 반겨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고양 호수공원은 전국에서 가장 맑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대형 인공호수다.


[고양신문] 최근 호수공원을 찾는 이들은 훤히 들여다보이는 호수 바닥 위로 투명하게 일렁이는 물그림자를 볼 수 있다.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앞두고 이달 초부터 대대적인 바닥 청소 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호수공원이 개장한 후 가장 대규모로, 단기간에 진행된 대청소다.

청소는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오니(침전된 찌꺼기)층을 특수설비(준설정·사진)로 훑어내는 준설방식으로 진행됐다. 바닥 자갈을 뒤덮고 있던 검은색 침전물 찌꺼기가 말끔히 닦였고, 호수 중앙에 서식하던 물풀도 깔끔하게 제거됐다. 덕분에 물위를 떠다니던 부유물 덩어리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지난 25일, 호수공원의 수질관리를 맡고 있는 고양시 푸른도시사업소 김점빈 수변팀장과 권순군 부팀장의 안내로 모터보트 위에 몸을 실었다. 바닥 준설작업 위탁업체 원준설의 팀장도 동행했다.    
“오늘 작업을 끝으로 호수공원 바닥청소와 수면 부유물 제거작업이 대부분 완료됩니다. 바닥 준설을 통해 근본 원인을 제거했으니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에도 지난해처럼 부유물(이상 증식한 남조류 덩어리) 대량 발생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꽃박람회 개장을 이틀 앞둔 4월 25일, 수변공원팀 직원들이 호수 위에 뜬 부유물(남조류) 제거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대대적인 바닥 준설작업으로 부유물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김점빈 팀장의 설명처럼 바닥의 자갈돌이 매끈하게 들여다보인다. 지난해까지 간헐적으로 준설작업을 펼쳤지만 올해는 5대의 준설정을 동시에 투입해 이달 초부터 단기간에 수면 면적만 10만 평에 이르는 호수공원 전역의 청소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준설정은 아주 느린 속도로 이동하며 호수 바닥을 한 뼘씩 짚어가듯 작업을 한다. 호수 중앙부 수심은 2.5~3m에 이르지만, 바닥은 손에 잡힐 듯 훤하다. 물빛 역시 청정 계곡에서나 만날 수 있는 에메랄드빛이다.

1997년 개장한 국내 1호 대형 공원형 인공호수인 고양 호수공원은 개장 초부터 바닥 준설방식을 수질관리 방법으로 채택했다. 초기부터 파트너로 손발을 맞춘 기업이 바로 원준설이다. 원준설의 무혼탁 준설공법은 환경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기도 했다. 시 수변팀과 관리업체가 손잡고 우리나라 대형 인공호수 수질관리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원준설에서 개발한 준설정을 이용한 무혼탁 준설기술은 환경부 기술 인증을 받은 원천기술이다.
호수 한가운데 수심은 2.5~3m에 이르지만 바닥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인다.


호수공원의 수질은 보기에만 맑은 게 아니다. 수질검사를 해봐도 1급수에 가까운 청정도를 나타낸다. 최근에는 먹는물 기준 검사도 받아보았는데, 가을부터 봄까지는 음용수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만큼 깨끗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준설정을 직접 운전하는 김현승 팀장은 호수공원의 수질이 전국 최고라고 자랑했다. 
“고양 호수공원을 따라 청라, 세종, 송도, 광교 등에 대형 호수공원이 연이어 생겼습니다. 하지만 수질관리에 관한 한 고양 호수공원을 따라올 곳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바닥준설과 함께 호수공원의 수질관리를 위해 도입한 또 하나의 방식은 나노버블정화다. 이 역시 고양 호수공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효과를 입증했다.
“국내 대부분 호수들이 채택하고 있는, 화학약품을 사용해 이물질을 응집·침전시키는 정화방식을 얼마 전까지 호수공원에서도 부분적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나노버블정화방식을 사용한다는 정보를 듣고 보다 친환경적인 방식을 과감히 도입했습니다.”

화학약품 정화방식을 중단하니 자연호수에서만 놀던 원앙과 오리가 인공호수지역에도 날아들었다. 새들이 환경의 변화에 가장 정직하게 응답해 준 것이다. 김점빈 팀장이 듬직한 웃음과 함께 초대 인사를 건넨다.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찾는 분들께서 호수공원의 맑은 물빛도 꼭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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