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택 정의당 시장후보 인터뷰

[고양신문]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정의당 고양시장후보로 나서게 된 박수택 전 SBS기자. 환경전문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오며 MB정권 당시 4대강 사업 비판보도 등 굵직한 환경이슈를 다뤄온 인물이다. 기자시절부터 현장을 항상 고집해온 그는 지역에서도 환경단체 활동과 미세먼지대책 시민모임 등에 참여하며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 그가 시장후보로 나섰다.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33년간 기자로만 살아왔던 그가 갑자기 정의당 시장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 화정동 정의당 사무실에서 박수택 후보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난 2월 말 33년 4개월의 기자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SBS기자로 활동해오며 환경전문기자, 논설선임기자, 노조위원장, 나이트라인 뉴스 앵커, 도쿄특파원 등을 지냈다. 21년째 풍동에서 살고 있는 고양시민이기도 하다. 

기자생활 내내 현장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부장 진급 당시 회사와 협의해 환경전문기자로 나섰으며 이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대기업 개발사업, 환경오염 등의 문제에 대해 당당하게 취재보도를 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인사발령에 의해 본의 아니게 7년간 현장을 떠나게 됐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도 항상 시민들의 환경권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오고 있었다.  

정의당 후보로 출마하게 된 계기는.
그전부터 기자생활을 마치고 무슨 일을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해왔다. 특히 생태, 자연, 환경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재작년 9월 미세먼지문제로 고민하는 자생적인 시민모임(미대촉)을 처음 알게 됐다. 이분들과 함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활동을 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지역 내 쓰레기 소각실태를 조사하고 행정에 알려낸 것이었다. 사실 이러한 자료들은 시가 조사해야 할 일임에도 아이엄마들과 시민들이 직접 나서 최성 시장에게 전달까지 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시장의 약속과 달리 보여주기식 개선책만 반복하는 모습을 보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달 교육청과의 간담회자리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취재진이 미대촉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왔는데 자리를 주선한 한 도의원이 ‘사전 논의 없이 취재하러 왔다’며 회의를 중단시켜 버린 것이다. 행정이 스스로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제시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간담회를 무산시키고 그로 인해 아이엄마들이 상심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화가 났다. 그 자리에서 시의회에 들어가 이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했더니 다들 환영했다. 

그 사건이 있은 뒤 미대촉 회원들과 연대해온 김혜련 정의당 시의원(고양시의회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장)이 정의당 후보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고 이후 심상정 국회의원이 직접 찾아와 시장후보를 제안해왔다. 고민도 많이 됐지만 시민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고 제가 생각하는 가치들을 시정에 반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출마결심을 하게 됐다. 

고양시의 선결과제는 무엇인가.
2001년 처음 이사왔을 때 고양시는 녹지도 많았고 공기도 맑았다. 그런데 이후로 도시가 확장되면서 숲이 사라지고 곳곳에서 공사장 소음이 들리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전까진 일산에 산다는 자긍심이 있었는데 점점 살기 힘든 도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무계획적인 도시개발에 있다. 난개발 문제는 지자체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외곽지역에 난립하는 빌라문제만 하더라도 업자들이 기반시설 조성의무를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쪼개기 사업허가를 신청하고 있는데 행정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다. 현장에 나오면 금방 적발할 수 있는 사안인데 대체 공무원이 누구의 편인지 모르겠다. 

이처럼 난개발로 인해 시민의 삶의 질이 점점 하락하고 있지만 정작 고양시는 허위과장홍보로 시정에 대한 자랑만 늘어놓고 있다. 실제로 고양시 시정홍보지에 2016년 고양시 관광객 수가 1000만명이 넘었다는 내용으로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라고 자랑했는데 문화관광부에 확인해본 결과 이는 특정 지역의 관광통계로는 사용할 수 없는 허위과장자료였다. 시민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고 이런 식의 자랑만 늘어놓는 행정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양시장 출마자로서 강점과 약점은.
강점 : 기자생활 33년 거치며 항상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판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제 판단의 주체는 대중과 시민들이다. 서민, 소비자, 노동자, 소외계층과 같은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이들의 처지를 해아릴 줄 안다는 것이 장점이다. 
덧붙이자면 생태환경분야에서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활동해왔다. 환경분야는 앞으로 도시발전의 지속가능성에 큰 바탕이 될 것이며 이를 시정에 반영할 수 있는 식견을 가졌다고 감히 자부하고 싶다. 또한 환경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와 친분이 깊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단점 : 아무래도 정치인으로는 첫발을 딛는 것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떨어진다. 유권자들에게 저를 많이 알리고 싶다. 

정치철학이 있다면.
정치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정치가 지금까지 시민의 삶과 따로 놀았다는 증거다. 저는 시민들의 삶에 제대로 뿌리내린 그런 정치를 해보고 싶다. 소수의 특권층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시민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이야기를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말로만 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 현장을 직접 뛰면서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저의 정치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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