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낳은 알 2개 스스로 깨뜨려
“5월에 한 번 더 알 낳을 수도 있어”

 

호수공원 두루미 부부가 포란(알 품기)을 중도 포기하고 알을 깨뜨렸다. <사진제공=공원관리과>


[고양신문] 새끼 부화를 기대했던 호수공원 작은동물원 두루미(단정학) 부부가 올해도 포란(알 품기)에 실패했다. 시 공원관리과는 호수공원 두루미 암컷이 자신이 품고 있던 알 2개를 일주일 간격으로 스스로 깨뜨리며 포란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호수공원 두루미 부부는 지난달 중순 산란한 2개의 알을 암수가 교대로 품기 시작해 호수공원에서 태어나는 첫 새끼 두루미 탄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호수공원 새끼 두루미 부화 실패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임대 형식으로 반입된 두루미 부부는 호수공원 작은동물원 생활 4년차인 지난해 봄 첫 번째 산란을 해 관심을 끌었지만, 아쉽게도 부화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사육 관계자들이 처음 맞이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르기도 했었다.

공원관리과는 지난해 실패를 거울삼아 올해 알 둥지 재료인 갈댓잎을 미리 넉넉히 넣어주고 지붕에 덮개를 덮는 등 안정된 산란·포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마침 조류독감(AI) 차단을 위해 관람객 접근을 통제하는 조치도 취했다.

마침내 두루미 부부는 지난 4월 초 기다리던 알 2개를 낳았다. 지난해엔 5월 중순에 낳았지만 올해는 자연 상태 두루미들의 적정 산란시기인 4월 초에 산란에 성공해 부화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경험에서 스스로 배운 듯 두루미 부부는 사육사 안쪽에 낳은 알을 정성스레 양지 쪽으로 옮기고 익숙하게 알 둥지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두루미 부부는 올해 역시 포란을 중도에 포기해 아쉬움을 더했다. 두루미가 포란을 중단하고 알을 깨뜨린 이유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하나는 알이 중도에 자체적으로 곪은 것일 수도 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루미 부부가 학습 부족과 환경 스트레스로 인해 포란을 중도 포기한 것일 수도 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두루미는 주변의 경험 많은 선배 새들을 보며 포란과 양육을 학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수공원 생태 모니너링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에코코리아 관계자는 “두루미는 첫 포란에 실패하면 한 번 더 알을 낳는다”면서 “이달에 또 한 번 알을 낳아 부화에 성공해주길 함께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아울러 “두루미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호수공원 방문자들이 사육사 주변에 접근하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행위를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알을 낳은 후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기 시작한 두루미 모습. 부화에 실패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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