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나이로 만 14세면 동양에서는 학문에 뜻을 두는 시기라 합니다. 비로소 선배를 정해진 규율를 지키며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삶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단계입니다. 마찬가지로 고양신문도 이러 저러한 모델을 흉내도 내보고 훈련받아 나름대로 기본기도 쌓았다고 봅니다. 이제는 자신을 점검하고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해야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고양신문을 평하는 많은 목소리를 듣습니다. ‘시민주 신문으로의 개혁성이 변질된 것 같다’, ‘시민단체 편향의 운동권 신문이다’, ‘지역 소식을 놓치고 있다’, ‘신도시 위주의 기사가 많다’등 다양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뼈아픈 충고를 겸허히 받아드립니다. 그리고 다시금 지역신문으로서의 목표와 사명감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고양신문은 지역신문의 특수성과 언론매체로서의 원칙과 비전을 견지해야겠습니다. 먼저 도치된 시민의 알권리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지역과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전국지의 무차별 공략 속에 우리의 삶에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놓치고 있습니다. 보다 친근하고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정보를 구석구석 찾아 전달하는 기능을 다하고자 합니다. 다음은 사회비판기능으로 우리의 사명감을 다해야겠습니다. 단순히 정보전달의 기능만으로 만족할 수 없습니다. 개관적 보도를 견지하면서 지역사회구조의 모순을 극복하고 새로운 지역사회를 여는 비전을 제시할 것입니다.
전국 일간지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어김없이 현관에 떨어져 있는 신문과 고양신문과 구분해 주십시오. 지역 관련 뉴스나 여론전달에 있어서 중앙지나 지방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만큼의 지면할애와 역할을 담당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편사정 등으로 다소 속기성은 떨어지지만 우리만의 소식과 현안에 따른 심층보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신문은 그 어떤 매체보다도 고양사회와 고양시민을 위하여 사랑과 정성을 쏟았다고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방분권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은 지역언론이 활성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역언론이 성공하지 못하면 지방분권도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양신문에 대해 배반과 실망도 크셨겠지만 14년 동안 고양시민과 더불어 동고동락해오며 나름의 언론의 정도를 걸어온 고양신문을 사랑해 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립니다.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