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철 미술관 ‘유병수 10주기 유작전’
작품세계 변모과정 한 자리에서 살펴

 


[고양신문] 양주 안상철미술관은 추상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유병수 화가의 유작전을 5월3일부터 5월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400여점 중 시대별 대표작 46점을 선별해 전시한다.

유병수의 작품세계는 시대별로 다양한 변모를 보인다. 1960년 서울대 재학시절 유병수 선생은 기성 미술계에 대한 비판정신을 바탕으로 ‘벽전’에서 비형상 작품을 가두 전시했다. 앵포르멜(Informel) 경향에서 출발한 그의 추상화는 1970년대 중반까지는 소리, 순환, 원형질, 잔영, 생성 등을 주제로 색과 빛이 조화된 기하학적 구성을 보여준다.

1970년대 후반에는 원시적 조형 본능의 표현에 집중하며 점과 선, 자국 시리즈를 선보였다.

1980년대에는 아웅산 폭파사건과 같은 비인간적 파괴행위를 목도하면서 파흔, 잔해, 어떤 예감 등의 시리즈를 제작했다. 그는 작품에서의 발언을 통해 비인간화로 치닫는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다.

1990년대에는 경(景), 자연, 땅 등의 본질적인 존재원리나 자연성으로 회귀하려는 자연 주제의 작품이 나온다. 형식에서는 콜라주를 사용해 평면에서 입체 공간으로 나아가는 변화를 보여준다.

유 작가는 종이나 골판지, 신문지, 천조각 등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자연의 질감과 색감을 구현했다. 일상의 흔적을 반영한 그의 콜라주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작품 근저에 깔고 있다. 특히, 인간 존재에 대해 성찰하는 ‘소천기(召天記)’는 1980년대 시작되어 2000년대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됐는데, 이 시리즈를 통해 그는 삶과 죽음의 관계를 관조하고자 했다.

안상철 미술관 이종은 큐레이터는 “유병수 작가는 정점식, 장석수 선생 이후의 비구상회화 세대로 1972년 이영륭 선생 등과 함께 신조회를 결성했고, 1967년부터 2006년까지 11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전 작품 시기에 걸쳐 비구상 경향을 보여주며 추상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열린다. 문의 031-874-0734
 

유병수 작 '무제'(2003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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