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 ‘좋은사회고양’

정치적 모임에서 ‘건강한 시민단체’로 전환
협동조합·참여민주주의·통일 등 다양한 관심 나눠

 

(사진 왼쪽부터) 좋은사회고양의 이호종, 문희영, 서승의, 송태협 회원, 홍찬선 총무, 허영호 회장.


[고양신문] 6월 치러질 지방자치선거는 실질적 지방분권의 시작을 알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체적 시민의식과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닌 지역사회 구성원의 존재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요즘, 일찌감치 정치적 관심을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으로 확장하고 있는 모임이 있다. ‘좋은사회고양’이 그들이다.
이들의 모임장소로 애용되는 마두역 인근 예치과의원 휴게공간에서 좋은사회고양 허영호 회장과 홍찬선 총무를 만나 이야기를 청했다.  

어떻게 모임을 시작하게 됐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후보가 기존 정치세력에 염증을 느낀 이들 사이에서 지지세를 넓혀가던 시절, 지역의 온·오프라인 카페인 ‘문국현과 함께 하는 대한사람들 고양파주모임’이 전국에서도 가장 활발한 모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출발점은 분명한 정치색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3년 가까이 활동하며 카페 회원 중에서 중앙에서는 당 최고위원을, 지역에서는 무지개연대를 통해 시의원을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창조한국당이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럼에도 지역 모임은 흩어지지 않고 만남과 교류를 지속하며 지금까지 왔다. 

구심점이 사라진 모임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실질적 동력이 사라졌으니 모임도 흩어지는 게 일반적인 수순일 텐데, 함께 만난 이들끼리의 우정과 연대가 너무 아쉬워 건강한 시민의식을 함께 고민하는 시민모임으로 성격을 재정비했다. 이 시점에서 현재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배기찬 대표가 중심 역할을 했다.
정치적 울타리에서 벗어나니 오히려 관심사가 넓어졌다. 남북의 화해와 통일, 사회적 경제, 지방자치, 문화예술 등 구성원 각자가 자유롭게 제시하는 다양한 분야의 의제와 정보를 나누었다. 기회가 닿으면 지역의 다른 시민단체나 모임의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여 다양한 이슈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동참하려 노력한다.       

모이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한달에 한 번 정기 모임을 갖는데 주제를 정해 책을 읽기도 하고, 강사를 초청해 전문적 견해를 듣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회원들이 관심을 집중한 문제는 지방분권이다. 추첨제 민주주의라는 참신한 의제를 우리사회에 던지고 있는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지속적인 공부와 토론을 이어오고 있다.  

친교 활동도 활기차다고 들었다.

모임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병행했는데, 호응이 뜨겁고 재밌었다. 초기에는 당 홍보활동을 겸하기 위해 방송댄스팀을 꾸렸다. 각종 대회와 선거 현장을 불려다니며 아주 즐겁게 활동했다.
이후 난타팀도 오랫동안 운영했다. 시끄럽다며 번번이 쫓겨나 연습장소를 여러 번 옮겨다녀야 했지만 역시나 무척 재밌었다. 정치 토론과 댄스, 난타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게 우리 모임의 특징이다.
그밖에 연간 두차례 부부동반 엠티를 가기도 한다. 좋은 사람들과 멋진 곳을 찾아가는 시간을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곤 한다. 10년 가까이 우정을 쌓다 보니 형제나 친척보다 가까운 느낌이다. 

모임과 회원들을 소개해 달라.

현재 회원은 30여 명인데, 이중 반 정도는 거의 매월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여한다. 모임 내에서 커플이 생기기도 했다. 정기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주로 예치과병원에서 모이지만 외부에서 식사를 겸하기도 한다. 6월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 저녁시간에 모여 나름의 ‘관전평’을 즐길 예정이다.
허영호(예치과병원 원장) 회장은 모임을 순조롭게 이끄는 품 넓은 리더다. 송태협(건설기술연구원 박사) 회원은 토건주의를 기반으로 한 국가정책이나 시정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견제가 주특기다. 창조한국당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한 홍찬선(온앤오프인터내셔날 대표) 총무는 최근 남북화해의 시대를 맞아 경제협력과 지역 경제, 일자리 등에 관심이 많다. 서승의(OK장항공구 대표) 회원은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장을 맡아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1인 미디어를 운영하기도 했던 이호종(자영업) 회원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조명하곤 한다.
이렇듯 다양한 관심사를 지닌 이들이 어울리며 서로의 시야를 확장하고 있다. 

향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본격적인 지방분권시대의 출발점을 맞아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찾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회원 몇몇은 마을의 주민자치위원으로 참여해 활동을 해 보려고 준비하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내가 사는 마을에서부터 관철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현장을 스스로 일궈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와 같은 건강하고 유쾌한, 열린 시민모임의 성격을 오랫동안 지속하며 지역과 함께 소통하고 싶은 게 변함없는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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