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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부활 꿈꾸며 희망의 등 밝혔다대형쇼핑몰에 맞서는 삼송상인회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8.05.21 19:08
  • 호수 1372
  • 댓글 0

대형쇼핑몰에 맞서는 삼송상인회
토박이와 새내기 함께 어울리며
“사람냄새 나는 삼송 상가 만들 것” 

 

삼송상인회에서 밝고 따뜻한 골목을 만들기 위해 회원 업소에 내 건 벽등.

 

[고양신문] 어둠이 내리자 삼송역 주변 상가 곳곳에 예쁜 벽등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 퇴근길 한잔 술을 나누는 작은 식당에도, 배달오토바이가 들락거리는 치킨집에도, 골목 터줏대감 수퍼에도 어김없이 고풍스런 벽등이 달렸다.  


삼송역 뒤편 주택가 골목에서 숯불구이집을 운영하는 강두현 삼송상인회장은 “어두컴컴한 삼송 상가거리 골목을 조금이라도 환하게 밝히기 위해 지난달 상인회 점포마다 벽등을 달았다”고 말했다. 벽등은 가로등 역할과 함께 거리를 좀 더 정감 있게 만드는 정서적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비록 작은 전등에 불과하지만, 삼송역 상가골목을 밝히는 벽등이 품고 있는 의미는 제법 묵직하다. 침체된 구도심 지역 상권을 상인들 스스로 살려보겠다는, 삼송상인회 회원들의 절박한 다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결성된 삼송상인회는 이름 그대로 삼송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상인들의 모임이다.  다수를 차지하는 외식업소를 비롯해 철물점, 페인트집, 부동산, 의료기상 등 다양한 업종의 점주 8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송상인회가 최근 들어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이유는 자명하다. 국내 최대의 위용을 자랑하는 스타필드를 필두로 대형 쇼핑몰과 신축 상가건물이 구도심 상권 주변을 에워싸며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쇼핑몰은 그나마 이어지던 아파트단지 고객들의 발길을 빼앗아갔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가회 회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자구책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규모나 자본 면에서 영세성을 벗어나기 힘든 자영업자들과 대형 쇼핑몰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체급 차이가 난다. 그러나 삼송 상인회원들은 호락호락 물러설 생각이 없다. 이들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게 장사꾼의 본능”이라고 말하며, 장사꾼들의 배짱을 하나로 모아 골리앗처럼 크고 강한 상대와 맞설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새로 신축되는 주상복합건물 1층에 새로 개업하는 점포들이 하나둘 늘며 활력이 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상가골목을 새롭게 바꿔보자는 목소리가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고, 그러한 요구를 수렴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바로 삼송상인회가 하고 있다. 
 

 

서로 힘을 모아 골목상권 부활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삼송상인회 임원들. 왼쪽부터 장근호 홍보이사(금강보청기), 황성준 사무국장(삼화페인트), 손연숙 기업협력이사(연화보살), 김용석 감사(보람수퍼), 강두현 회장(차콜하우스), 유경애 여성부회장(원인수퍼), 박규원 남성부회장(박가네부대찌개), 김종도 수석부회장(진명전기), 백운진 재무총무(페리카나치킨).

 
삼송상인회의 장점은 오랫동안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토박이들과 새로 유입된 신출내기들이 갈등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구성된 2기 집행부 임원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45년 동안 한자리에서 수퍼를 하고 있는 토박이 사장님이 가게를 연 지 3년차인 보청기상회 젊은 사장과 격의 없이 어우러져 머리를 맞대곤 한다. 그러다보니 참신한 아이디어는 아무래도 젊은 회원들이, 이웃과의 소통과 교류는 지역사회 사정에 밝은 토박이들이 맡곤 한다.

삼송상인회원들은 스타필드 입점을 정면으로 끌어안는 방식을 선택했다. 상생 아이디어를 스타필드측에 꾸준히 제시하기도 했고, 스타필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퇴근길에 삼송역 인근 가게에 들러보라’며 홍보도 펼쳤다.

물론 현실은 만만찮았다. 상인회 장근호 홍보이사는 “대기업과 상대하다 보니 ‘상생’이라는 말이 현실의 문제를 덮기 위한 허상이 아닐까 하는 회의가 들 때도 있다”고 토로한다. 생존권이 달린 중소 상인들의 절박함을 대하는 대기업의 자세가 형식적 생색내기에 그치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장씨는 “선심을 쓰듯 뭔가를 떼 주는 태도로는 결코 상생의 참 뜻을 실현할 수 없다.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시 지역경제과 김판구 중소상공인팀장은 삼송상인회를 “스스로 자구책을 찾기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상인회”라고 평했다. 이어 “삼송상인회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해 조만간 시장진흥공단에서 파견하는 시장매니저를 1명 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송상인회가 꺼져가는 구도심 상권으로 소비인구를 끌어오는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관건은 쇼핑몰의 편의성에 길들여진 소비세대의 눈높이를 재래상가가 어떻게 맞추느냐다. 상인회원들은 낙후된 매장을 정비하고, 화장실을 깨끗하게 정비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이다.
강두현 회장은 “물리적 변신과 함께 고객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역사와 이야기가 숨어있는 골목 가게, 사람냄새가 나는 단골집이 구석구석 숨어있는 삼송역 상가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삼송상인회 황연성 회원이 운영하는 브런치 카페 '러브앤프리'. 창릉천 둑방길에 자리하고 있어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커피, 또는 맥주를 마시기 좋다.
삼송상인회 강두현 회장이 운영하는 숯불구이집 '차콜하우스'.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지만, 독특한 인테리어와 푸짐한 메뉴로 단골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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