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문화센터 전문가 자문회의

일산문화센터를 시민참여공간으로 재검토해야한다는 지적에 대해 시공사측이 450억이 든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고양시 일산문화센타 건립공사 전문가 자문회의가 17일 오후 3시 일산문화센터 현장사무소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강현석 시장과 고양시의회 박종기, 심규현 의원, 설계를 맡았던 (주)공간건축 이상림 대표, 책임감리 (주)건원ENG 최영길 단장, 시공사 (주)삼성건설 이양근 상무, 이동렬 현장소장이 참석했다. 자문을 위해 건축분야의 진정(전북대), 문정호(한남대)교수, 운영 공연기획 분야 서울 예술의 전당 안호상 공연사업국장, LG아트센타 박영철 무대기술팀장, 삼성경제연구소(문화예술) 고정민 팀장, (주)메타기획 김주호 이사, 의정부 예술의 전당 구자홍 관장, 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모임(고생모)의 여균동, 안태경씨, 고양예총 김승배 회장이 함께 했다.

이날 회의는 고생모와 예총 등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과잉시설을 지적하면서 설계변경을 요청해 그 타당성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공사측은 현재의 공정을 설명하면서 전체적으로 20%의 공정이 진행돼 설계변경에 어려움을 있다고 주장했다. 설계변경을 하면 시공 관련, 재설계비, 공사단가 상승요인들을 감안해 총 450억원의 공사비 증액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고생모의 여균동 감독은 “현재 건립중인 일산문화센터는 주민의 문화적 참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중앙의 문화를 이식하기위한 중앙식민 문화위한 공간”이라며 오페라하우스의 다목적공간화와 콘서트홀의 전면적 개조, 주민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소규모공간화 등을 대안을 제안헸다.

설계변경 요청에 대해 당초 설계를 맡았던 공간건축 이상림대표는 “일단 설계상의 하자가 아니라 정책의 변화로 제기되는 설계변경에 대해 우리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설계를 변경하자면 기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이미 공정이 진행돼 새로운 프로그램을 집어넣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일산문화센터의 적정규모 여부를 고민했느냐는 질문에 “수도권 이북에 이런 정도의 시설은 하나 있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한남대 문정호 교수도 “기초 공사가 15%진행됐다면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며 시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고생모의 안태경씨는 시공사와 고양시에 대해 “건물을 지어야 하는 일이 목적이 됐다”며 “시민들의 문화적 참여가 가능한 편리한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것인데도 450억이 드는가”라고 반격을 가했다.

박종기의원은 “추가 경비 450억이라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시공사측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설계에 이어 진행된 운영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 예술의 전당 안호상 국장은 처음 서울 예술의 전당도 과잉시설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국의 자랑스런 시설이 됐다며 “어떻게 조건과 환경을 극복하느냐가 고민”이라고 조언했다. 안국장은 현재의 뜨거운 관심이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시민합의없이 진행돼온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의정부 예술의 전당 구자홍 관장은 일산문화센터가 “과잉시설인 건만은 틀림없다”며 “재설계에 450억이 든다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메타 김주호이사는 고생모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지만 “현재 일산문화센터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기획된게 아니라 랜드마크형 공간으로 여기에 커뮤니티 공간을 섞는다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놓았다.

여균동 감독은 “일산에 또하나의 예술의 전당을 지으려는게 아니라 지역의 문화공간을 지어야 한다”며 커뮤니티 공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동렬 현장소장은 “하나만 건드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전체를 바꾸는데 실시설계만 9개월 이상 걸리고 공동구와 라인이 다 흔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현석 시장은 “재설계비 450억이면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시공사측에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요구했다.

회의는 결론없이 각자의 의견개진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참석자들 서로간의 이견만을 확인한 자리였다.

고양예총 김승배 지부장은 “고양예총에서 이미 작년 12월 세미나를 통해 문제제기를 했고 개인적으로도 고양시민의 입장에서 운영상의 문제와 과잉시설을 지적했다”며 뒤늦은 논의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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