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진행 후 자문회의 ‘늦었다’

17일 일산문화센터 자문회의 참석자들의 구성은 매우 화려했다. 시공사와 설계자는 물론 서울과 의정부의 예술의 전당 관계자, 문화 기획 전문가, 경제연구소 연구원, 관련 교수들에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까지 쉽게 만나기 어려운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일산문화센터를 고민했다.

참석자들의 의견은 너무나 다양했지만 한가지 입을 모은 얘기는 ‘너무 늦었다’는 것. 착공전에만 이런 자리가 있었어도 450억 재설계 비용이란 걸림돌에 걸려 말문이 막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예술의 전당 안호상 국장은 “전국적으로 많은 문화시설들이 절차와 시민합의를 무시하며 가고 있다”며 사전논의의 아쉬움을 나타냈다.

메타기획 김주호 이사도 “계획단계부터 커뮤니티 공간과 랜드마크 공간의 정책적 선택을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며 이미 돌은 던져졌다고 말했다.

일산문화센터는 95년 3월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 결정돼 98년 기본용역이 완료됐다. 재정상의 문제로 건립이 계속 지연됐고 2000년 일부 기본 계획이 변경돼 현재 전체적으로 15%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를 거쳐 고양시 자문위원단이 구성됐고 각종 자문을 거쳤고 수차례의 설명회가 있었다. 그러나 터닦기 공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대다수 시민들과 문화인들은 구체적인 문화센터의 그림을 보지 못했다.

예총 관계자 몇 명이 자문위원단에 참석해 문제제기를 하기는 했지만 큰 반향없이 사업은 계속 진행됐다.

고양예총 김승배 지부장도 “당시 참석한 예총 관계자들도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심규현 의원도 “지금까지 주민 참여 시스템이 전무했었다”며 이제라도 운영을 고민하는 논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생모 여균동 감독은 “시공사의 450억 주장은 엄포”라며 “고객인 고양시가 시공사의 입장에서 얘기하지 말고 시민들의 입장에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문회의는 2시간 남짓동안 30여명의 참석자들이 한마디씩 의견을 개진하고 끝이 났다. 쉽게 모일 수 없는 전국적인 건축 문화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토론을 진행하기보다는 입장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전문적인 의견과 조언은 차리라 서면으로 제출받고 자문회의는 실질적인 논의구조, 참여시스템으로 고민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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