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고양시장 누가누가 출마하나

[고양신문] 분권시대를 열어갈 고양시의 새로운 적임자는 누가 될까. 6·13지방선거 본후보 등록이 마감된 가운데 총 4명의 후보가 고양시정 전반을 책임질 시장 자리에 도전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후보, 자유한국당 이동환 후보, 바른미래당 김필례 후보, 정의당 박수택 후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시장출마 경험은 없지만 다채로운 출신, 경력으로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예년과 달리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따른 중앙이슈가 부각되면서 선거분위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는다는 목소리들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선거의 긴박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도 선거열기를 반감시키고 있다. 하지만 선거분위기와 별개로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은 여느 선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1차 유권자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70.9%로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15.1%가 올랐다.  

이번 6·13시장 선거는 꼼꼼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다. 8년 동안 지속됐던 ‘강현석 대 최성’ 양자구도가 깨졌고, 소수정당 후보들도 나서면서 선거판도도 다양해졌다. 후보들 모두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순수 지역정치인 출신이라는 점, 경력과 삶의 스토리도 각자 특색이 확실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120개 조례 만든 자치전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후보


이재준 후보는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대표적인 386세대지만 중앙정치에 기웃거리지 않고 지방자치 현장으로 진입했다. 청년시절, 종로와 부산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영화 ‘노무현입니다’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학생운동과 시민운동을 두루 거친 이재준 후보는 2010년 경기도의회 의원에 당선된 후 다음 선거에서 다시 당선, 도의원으로 8년을 보냈다. 도의원 8년 동안 그가 발의한 조례는 무려 120건. 최다조례 발의 기록을 세운 이력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뭔가 한번 잡으면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파고드는 집중력이 있다. 또 도의원 중에 책을 가장 많이 읽은 다독가로 꼽히기도 했다.

가끔씩 페이스북에 시를 올리고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한 이재준 후보는 사람과 사회를 보는 따뜻한 가슴을 가졌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인 치고는 스킨십이 부족하고 너무 일 중심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장점이 될지 약점이 될지는 모르겠다. 도의원으로는 최초로 지역위원장에 임명돼 중앙정치와 지역정치의 벽을 허물더니 국회의원 도전의 기회를 버리고 공천도 불투명한 시장 후보로 나서 뜻밖의 쾌거를 올렸다.  

12년 만에 출마한 도시전문가 
자유한국당 이동환 후보


이동환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3번째 보수여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매번 공천에서 탈락해 한 번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공천에 도전한 세월이 무려 12년, 이동환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의 축하인사가 봇물을 이뤘다. 하필 자유한국당의 인기가 추락했을 때 공천의 관문을 넘어 아쉬움은 크지만 전문성이나 이미지는 다른 후보들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고양시는 도시계획이나 도시개발 문제가 항상 주요 쟁점으로 떠올라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까지 보유한 그의 경력은 전문성 면에서 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사람의도시연구소 소장을 맡아 도시문제를 조명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중심축으로 활용했다. 강현석 전 고양시장의 그늘에 가려있던 그는 4수만에 마침내 고양시장 도전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다른 인맥이나 압력 없이 경력과 이력 전문성 등을 보고 선택했다는 이번 자유한국당의 공천 기준을 당당히 넘은 것이다.

점잖고 지적인 이미지에 도시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어 지역정치권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이지만 자신의 전문성을 현장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시장이 되면 어떨지는 모르겠다. 

토박이 정치인의 대표주자 
바른미래당 김필례 후보


유일한 여성 후보인 김필례 후보는 고양시의 대표적인 야권 여성정치인이었다. 김덕배 전 국회의원이 고양시 정가의 중심축을 이뤘던 시절 민주당 여성부장으로 활동하며 왕성한 조직력을 발휘했다. 이후 고양시의원에 출마해 3선 의원을 지냈고 시의회 의장직도 맡았었다. 

시의원으로 활동할 때 금정굴 평화공원 조성 사업과 시의회 의장선거 등 몇 가지 현안을 두고 유은혜·김현미 국회의원과 대립하며 탈당, 무소속으로 지내다가 국민의당을 거쳐 바른미래당으로 입당했다. 지역정치의 역사로 보면 가장 선배인 김 후보는 바르게살기운동본부 고양시지부장으로 오래 일했다. 오랜 시간 지역 정가를 누벼왔던 만큼 조직력과 인지도 면에서 다른 후보에 뒤처지지 않는다. 후덕한 여성정치인의 이미지와 남성 못지않은 장악력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평생을 야당에 머물렀던 이력과는 달리 정치적 이념면에서는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구와도 금세 가까워지는 친화력이나 정당에 관계없이 가까운 사람을 챙기는 의리, 고양시 토박이 정치인이라는 측면에서는 당선과 관계없이 점수가 높을 수 있다. 당내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뒤늦게 시장후보로 확정됐다. 

SBS기자 출신 환경전문가 
정의당 박수택 후보


시장 후보 중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이다. 우선 ‘SBS 박수택 기자’가 정치를 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지나칠 만큼 원칙적이고 비타협적인 기자였고, 한번 붙잡은 문제를 끝장 날 때까지 집중해 파고드는 성격을 가졌다.

천생 기자였던 그가 고양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것은 현장에서 느낀 한계를 정치를 통해 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올해 초 정년퇴직을 앞둔 박수택 후보는 바로 고양시 환경운동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지역주민들과 미세먼지 저감운동 등 환경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자마자, 시민운동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힘이 있는 정치와 행정분야가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박수택 후보는 정의당 당원은 아니었지만 시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던 심상정 국회의원과 교감을 나누면서 불과 한 달 사이에 출마를 결정했다.

방송기자로 33년 일하며 기자와 앵커로 활동했던 그는 장항습지문제 등 고양시의 생태·환경문제를 전국적인 이슈로 만든 공로자이기도 하다. 풍동에서 18년 넘게 거주하며 지역 환경단체 활동에 참여했고 특히 최근에는 고양시 미세먼지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인 ‘고양시 미대촉’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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