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국립암센터 전문치료금연캠프

일산국립암센터 전문치료금연캠프
4박5일 입원형 금연 프로그램 진행
전문가들의 맞춤치료로 성공률 높아

 

일산 국립암센터 전문치료형 금연캠프 참가자들이 자기소개를 하며 금연 도전의 첫발을 떼고 있다.

[고양신문] “만약 음료나 식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는데 계속 시판을 한다면 국민들은 복지부 식약처에 즉각적으로 강력하게 항의를 할 겁니다. 담배연기에는 발암물질이 69가지 이상이 포함돼 있습니다. 상식이 있다면 담배의 제조와 매매를 금지해야 합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은 금연 관련 법안을 적극 지지하고 찬성하는 여론을 국민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일 170명, 매년 6만2000명이 담배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한 해 700만 명이 담배 때문에 죽는다. 특히 그 중 89만 명은 간접 흡연으로 죽는다고 한다. “흡연은 스스로를 죽이고 타인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마침 5월 31일은 세계금연의 날이다.

지난 28일, 국립암센터에서 4박5일 동안 진행되는 입원형 전문치료금연캠프 입단식에 다녀왔다. 이 프로그램은 중증과 고등 흡연자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치료진은 의사,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 운동치료 전문가 등 진행요원 포함 총 10여 명의 금연 전문가들이다. 암센터 내에 있는 숙소도 쾌적하고, 식사도 전문 영양사가 준비해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 스스로 금연 성공률이 아주 높다는 점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홍보할 정도다.

올해 10기 입소식은 11명 참가자들의 참여 동기와 자기소개로 시작됐다. 60대 중반 어모씨는 “40년간 담배를 피우며 수차례 금연에 실패했다.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힘들다는 고민을 하던 차에, 나보다 더 골초였던 친구가 이 캠프에 다녀온 후 끊는 걸 보고 입소했다”고 말했다. 파주에서 온 60대 여성 이모씨는 “30년간 습관적으로 피워왔다. 몇 해 전 유방암 판정을 받았는데도 끊지 못하다가 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참석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오모(41세)씨는 “재작년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입소식 후,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장이자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에 재직 중인 서홍관 교수를 만났다. 그는 2010년에 한국금연운동협의회 2대 회장으로 취임해 우리나라의 금연 운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는 인물이다.

“1988년에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만들어졌는데, 그때까지는 아직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죠. 남자라면 성인이 되며 으레 담배를 피우던 때여서 성인 남성흡연율은 80%에 달했고, 어린이들에게 담배심부름을 시키고 윗사람에게 담배를 선물하던 때였죠. 버스나 기차 안, 교실은 물론이고 의대교수가 회진을 하면서 흡연을 하던 시절이었어요.”

이후 협의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금연 운동이 전개돼 이제는 흡연이 해롭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 현재 전국에 18곳의 지역금연지원센터가 있다. 일산의 국립암센터는 경기북부지원센터로 2015년 2월부터 금연프로그램을 시작했다. 4박5일 입원형 금연캠프는 담배를 못 끊는 골초들에게 특히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다. 입소 후 6개월 뒤까지의 금연 성공률은 60~80%에 이른다.

“대상자는 20년 이상 담배를 피웠고, 담배를 끊는 데 실패한 사람들입니다. 폐 CT 찍기부터 폐 기능, 간 기능 검사 등 건강검진도 해 주고 약도 3개월 동안 지급합니다. 1인당 약 150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전부 무료입니다. 전 세계에서 이런 조건을 제공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다른 금연정책은 뒤떨어지지만 흡연자 정책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요.”

주중에 오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는 1박2일 단기 주말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또 하나의 역점 사업은 ‘찾아가는 금연서비스’다. 여성, 학교밖 청소년, 소규모 사업장, 장애인 등 금연정책에서 소외된 계층을 직접 방문한다. 그 외, 전국 253개의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는 니코틴 대체요법과 상담을 무료로 해 주고 있다.

서 센터장은 “남녀 모두 흡연은 가난한 사람에서 더 흔하며, 흡연율의 불평등은 결국 건강 격차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또한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담배 광고는 판매점의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했지만, 편의점 1개 소당 평균 6.3곳에서 광고를 하고 있듯 내부 광고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는 소매점에서의 담배 광고와 진열 차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배의 해로움과 금연의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는 서홍관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장.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목표는 담배의 제조와 판매를 아예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과거 국가가 담배를 독점적으로 전매할 때는 군대에서 무료로 나눠줘 놓고 이제는 끊으라고 하니 반발이 클 수 있었죠. 지금은 군대의 면세담배도 없어진 지 오랩니다. 흡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 상 흡연자들은 점차 줄 겁니다. 금연 없이 건강을 챙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금연캠프 대상자를 흡연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싶습니다.”

서 센터장은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모두에게 백해무익한 담배가 하루빨리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전문치료금연캠프
문의 031-924-9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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