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철도역 발표에 정의당 “공약 베끼기 사과해야”

[고양신문]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고양시장 후보가 공식선거일을 앞두고 논란이 일던 대곡역 물류기지 공약을 철회한 것에 대해 정의당 박수택 시장 후보 측에서 ‘공약 베끼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준 후보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양시가 동북아 허브도시가 되기 위한 선제조건은 철도교통망”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GTX, 대곡-소사선, 교외선 등 6개 주요 철도가 모이게 될 대곡역을 인천국제공항에 버금가는 ‘대곡 국제철도역’으로 지정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대곡역세권개발사업에 대해 “ITㆍ바이오 등 첨단산업 관련 기업유치를 핵심으로 한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당초 이재준 후보가 내세웠던 ‘대곡역 물류기지’ 공약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화물중심'이 아니라 대륙과 세계로 가는 '사람중심'의 국제도시 건설을 비전으로 하며 ▲'물류기지'가 아닌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첨단지식정보 인력과 일류 기업이 모이게 하고 이들을 대륙으로 흘려보내는 ‘사람과 지식정보와 첨단기술의 선순환기지’를 구상한다고 밝혔다. '대곡 국제철도역' 추진과 이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역세권 개발계획에 반영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정의당 박수택 후보 측은 “공약 베끼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물류기지가 교통난과 소음, 미세먼지 등 환경을 해치는 시설이라는 고양시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본격 선거기간을 앞두고 핵심공약을 스리슬쩍 바꾼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이재준 후보가 발표한 ‘대곡 국제철도역’ 공약은 박수택 후보의 제 1공약인 대곡지구 '국제철도터미널 유치'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28일 열린 고양신문 시장후보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박수택 후보는 “대곡국제철도 공약은 제 첫 번째 공약인 ‘고양국제철도터미널’ 공약을 슬쩍 가져간 것 아니냐”고 질의했으며 이에 이재준 후보는 “대곡역세권은 종합터미널로 이미 저희(민주당)가 2013년도에 7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말이 바뀐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당과 캠프 관계자와 조율해서 최종 공약을 발표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박수택 후보는 29일 논평을 통해 “경쟁 후보의 핵심공약을 끌어다 자신의 것으로 발표하는 행위는 공당의 후보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정의당 고양시장 후보 박수택 선거대책본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후보가 고양시민들께 공개사과하고 표절한 공약을 취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준 후보 측은 지나친 정치쟁점화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박윤희 선대위 대변인은 “미세먼지나 기피시설 대책 같이 후보 간에 공약이 겹치는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게다가 국제철도사업은 국가사업이기 때문에 특정정당이나 후보가 먼저 공약했다고 해서 독점권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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