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功)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신들의 자리다툼과 밀려나는 공신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아왔다. “사람과 더불어 허물은 같이 할지언정 공은 같이 하지 못하니 공을 같이 하면 서로 시기하게 된다(當與人同過 不當與人同功 同功則相忌)『菜根譚』<前集>”는 말처럼, 공신들이 자중지란에 빠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권력은 마약과 같기 때문인 것 같다. 중독이 되면 될 수록 더 큰 것을 먹어서 종래엔 혼자 다 먹어도 모자란 게 바로 마약이지 않던가! 목적을 달성해도 함께 누리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치 때문인 것 같다.

그다음 밀려나는 공신들이 처참한 것은, 공이란 남을 해치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수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자기편에서는 공이라 하지만 상대편은 그걸 범죄로 간주하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때 때로 칭송 받던 공(功)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목줄을! 노리는 것이다. 이처럼 공(功)이란 상대적이고 권력이란 추잡한 것이다. 이걸 보면서도 상대방에겐 범죄가 될 공(功)을 세우려 혈안이 되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사람들의 뒤 끝이 걱정된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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