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인, 첫 선거 치러보니> 정연우 자유한국당 시의원후보

[고양신문] 6·13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 명이라도 더 유권자를 만나 자신의 이름과 공약을 알려야 하는 후보들은 너나 없이 하루하루가 다급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에 첫발을 디딘 정치 신인들에게 13일밖에 주어지지 않은 선거운동기간이 짧기만 하다. 이번 선거에서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신인들을 각 당별로 한 명씩 만나 처음 치러보는 지방선거에 대한 솔직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부>

지난 5일 고양시 중산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자유한국당 정연우 시의원 후보가 기호 2번을 상징하는 손모양을 하고 있다.

[고양신문] 연세대 보건과학과를 졸업하고 물리치료사로 일했던 청년이 자유한국당 고양시 시의원에 도전했다. 29살의 김연우 후보(사선거구. 중산·풍산·고봉동)는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좋아하는 한 가정의 남편이자 젊은 아빠다. 정치 신인으로서 그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는 ‘젊음’과 ‘깨끗함’, 그리고 ‘진심’이다. 하지만 그의 진심도 선거운동 중엔 큰 벽 앞에 가로막힐 때가 많았다고 한다.

“저 같은 젊은 유권자들이 가진 생각이 ‘정치인들은 가식적이다. 진심이 없다’예요. 일반적인 정치혐오죠. 그래서 이번 선거운동을 하면서 더욱 진심을 담아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저를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당만 보고 욕하시는 분들도 있고, 반대로 빨간색 옷을 보고 좋다고 손잡아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손잡아 주시면 물론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쁜 것만도 아니에요. 정연우라는 인물을 보고 손잡아 주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죠. 그래서 저는 유권자들과 더욱 밀착하고 대화하는 선거운동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는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5월 31일) 목 좋은 사거리에서 “기존 정치는 바꿔야 한다”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하지만 문득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기존 정치인과 똑같은 선거운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둘째날부터는 ‘거리 버스킹’으로 선거운동 전략을 확 바꿨다. 거리를 걸으며 유권자 한명 한명과 소통하는 즉석 토크콘서트를 연 것. 유권자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으면 스피커 볼륨을 최대한 낮추고 라디오 DJ가 말하듯이 요란하지 않게 자신의 생각을 행인들에게 전달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이게 효과가 있더라고요. 어제는 한 자리에서 꽤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마치고 짐을 챙겨 장소를 옮기는데, 한 분이 오셔서 하는 말씀이 ‘난 원래 민주당인데 이번 시의원은 자넬 찍어야겠어’라며 명함을 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제 진심이 통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습니다.”

정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본인의 소신을 꺾어야 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저는 보수의 가치가 좋아서 당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요즘 한국당 후보들이 당 로고를 굳이 키우려 하지 않더라고요. 예비후보 때 저는 ‘반듯한 보수’란 문구를 주로 사용했는데, 자꾸 주변에서 보수를 빼고 ‘반듯한 청년’으로 바꾸라는 겁니다. 저를 지지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라는 걸 알길 때문에 제 소신을 굽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름 고집 있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타협하는 저를 보고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신인 청년 후보로서 선거비용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정 후보의 선거구는 인구가 10만명이 넘는 거대 선거구라, 선거비용 상한선이 4800만원으로 꽤 된다. 자녀가 있는 20대의 아빠가 짊어지기엔 큰 부담이다. 그는 생활비를 아끼고 적금까지 깨서 선거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2주간 빌리는 유세차량(트럭) 가격이 1000만원이 훌쩍 넘자 유세차량은 아예 포기하고 본인의 차에 래핑을 해서 홍보차량으로 쓰고 있다. 처음 선거비용 상한선을 확인하고는 넉넉히 남을 줄 알았다는 정 후보. 하지만 선거기간 터무니없이 비싼 공보물 제작비와 유세차량 렌트비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선거에 뛰어들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는 정연우 후보는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 정치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운동을 해보니깐 솔직히 욕심이 나더라고요. 모든 사람들을 내 매력에 빠뜨리고 싶은 욕심. 저희 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의 마음을 바꾼 것에 짜릿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짜릿함을 앞으로도 많이 경험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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