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철도터미널 두고 서울·고양 경쟁구도 되나?

8일 우리나라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으로 유라시아 고속철도 연결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수택 후보의 국제철도터미널 공약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유럽을 가로지르는 유로스타 종착역인 영국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 역 내부모습.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북철도연결에 따른 국제철도터미널 유치경쟁이 막판 선거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의당 박수택 시장후보가 일찌감치 대곡 국제철도터미널 계획을 핵심공약으로 발표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또한 서울역을 국제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어 공약 실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의당 박수택 후보는 지난 7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적 타당성이나 부지입지조건, 철도망의 효율성 등을 종합해볼 때 국제철도터미널 최적의 입지는 대곡”이라고 강조하며 “정부와 국토부는 남북고속철도 연결과 국제철도터미널 건설계획을 서울역뿐만 아니라 대곡지구를 포함시켜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후보를 겨냥해 국제철도터미널 입지에 대한 정책논쟁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후보가 서울역을 국제역으로 만들겠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4일 박원순 후보는 서울역 옛 역사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 자리에서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중국 횡단철도를 통해 파리, 베를린까지 수학여행을 가는 시대가 되면 서울이 동북아 중심도시, 관문도시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사실상 서울역을 국제철도의 시발점으로 놓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토부 또한 비슷한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역을 국제역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용역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시장후보의 경우 대곡역을 국제철도 탑승역으로 놓는 방안을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입출국 수속을 거쳐야 하는 국제철도의 특성상 실현가능성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박수택 후보 측은 국제철도터미널의 특성상 서울역보다 대곡지역이 훨씬 더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다. 박 후보는 “현재 계획된 GTX, 신분당선이 모두 구축될 경우 서울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33만 명에서 82만 명으로 증가될 전망이기 때문에 모두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유라시아철도포럼이 주최한 국회 세미나에서 진장원 한국교통대 교통전문대학원장은 남북을 잇는 고속철도가 건설될 경우 한·중 4개 노선에서만 한국인 197만 명, 중국인 335만 명 등 연간 532만 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부지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박수택 후보는 “국제철도터미널의 특성상 출입국 관리시설, 검역시설, 면세점, 편의시설 등의 부지가 별도로 마련되어야 하는데 서울역 주변은 이미 많이 개발되어 있어 확장을 하려면 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되지만 대곡지역은 대부분 미개발상태라 훨씬 수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지방분권이나 지역균형발전적 측면을 고려해 보더라도 대곡지역에 국제터미널을 유치할 근거는 충분하다”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

한편 8일 한국이 4수 끝에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되면서 남북철도연결을 기점으로 한 유라시아 횡단 국제철도연결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철도터미널 유치문제는 단순히 선거이슈를 넘어 고양시 자족도시 비전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상정의원실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서울역을 국제역으로 하는 용역을 마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고양시 차원에서 국제철도터미널 문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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