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탐스러운 함박꽃. <사진제공=김윤용>



[고양신문] 언론과 방송은 ‘세기의 회담’이라고 했습니다. 6월 12일 이루어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 이야기입니다. 두 정상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떼면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역사상 처음 열린 미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상회담이 두 나라 사이에서 수십 년에 걸친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데 매우 큰 중요성을 갖는 획기적 사건이라는 점을 인식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 공동성명에 있는 조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한다.”

북미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검색하다 우연히 기념주화 기사를 보았습니다. ‘세계 평화’란 글자가 박힌 기념주화에는 북한과 미국 나라꽃이 디자인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아는 것처럼 회담을 개최한 나라는 싱가포르였습니다. 싱가포르 조폐국은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주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주화 앞면에는 두 나라 국기를 배경으로 두 정상이 악수하는 손을 디자인해 넣었습니다. 앞면 상단에는 개최일과 개최지를, 가장자리에는 미국과 북한 공식 명칭을 영문으로 새겼습니다. 주화 뒷면 디자인은 이렇습니다. 월계수를 입에 문 비둘기를 배경으로 북한과 미국 나라꽃을 앞쪽에 배치했습니다. 위쪽에 ‘WORLD PEACE’를 새겨놓았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제작한 북미정상회담 기념 주화. 뒷면을 북한과 미국의 국화인 함박꽃과 장미꽃으로 디자인했다.


기념주화에 실린 북한 나라꽃은 목란(木蘭)입니다. 나무에 피는 난초라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우리는 함박꽃나무라 부릅니다. 함박꽃나무는 꽃이 함지박처럼 커서 이름이 왔습니다. 산에서 잘 자라는 목련꽃 닮은 나무라고 해서 산목련이라고도 합니다. 목련과 잎떨어지는 중간키나무로 높이는 6~7미터 정도 자란다고 합니다.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정원수, 공원수로 많이 심습니다.

나무껍질은 잿빛이 도는 갈색이고 매끈합니다. 타원형 잎은 어긋나고 두껍습니다. 잎 끝은 뾰족해지고 가장자리는 밋밋합니다. 흰색 꽃은 6월쯤 핍니다. 열매는 가을에 붉게 익습니다. 익으면 벌어지면서 흰색 줄에 매달린 씨를 드러냅니다. 호수공원에서 두 그루 함박꽃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한울광장에서 달맞이섬으로 가는 모퉁이에 정지용 ‘호수’ 시비가 있습니다. 시비 뒤 호숫가에 자라고 있습니다.
 

호수공원 정지용 시비 뒤편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함박꽃 나무. <사진제공=김윤용>


미국 나라꽃은 장미입니다. 장미는 세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품종만 1만500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꽃향기가 강하고 좋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향수 원료로 이용하고, 비타민이 풍부해 약용으로도 쓰입니다. 날것으로도 먹을 수 있습니다. 장미는 크게 덩굴장미와 나무장미로 나눌 수 있습니다. 덩굴장미는 줄기가 5미터 안팎으로 자라고, 나무장미는 2미터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장미는 장미과 잎떨어지는 작은키나무로 분류합니다. 줄기는 녹색을 띱니다. 줄기와 가지에 날카로운 가시가 나타납니다. 가시가 없는 품종도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고 홀수깃꼴겹잎입니다. 작은 잎은 3~7개이고 타원형입니다. 작은 잎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는 품종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5~6월에 핍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색깔이 있으며 홑꽃과 겹꽃까지 모양도 매우 다양합니다. 둥근 열매는 가을에 붉게 익습니다.

영국 나라꽃이기도 한 장미는 고양시 시꽃(市花)이기도 합니다. 고양시 화훼농가에서 장미를 많이 키우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양시는 “꽃의 다양함이 무궁한 지혜를 가진 시민상을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호수공원에 장미 정원이 있습니다. 총면적 1만여 제곱미터에 수많은 장미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는 호수공원 함박꽃나무와 장미를 보며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생각할 것 같습니다. 호수공원 산책길이 더 즐겁습니다.


김윤용 『호수공원 나무 산책』 저자
 

노랗게 단풍이 든 함박꽃나무. 붉은 색 열매가 보인다. <사진제공=김윤용>
목련꽃봉오리와 비슷한 함박꽃봉오리. <사진제공=김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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