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세영 드론공장 대표

[고양신문] 인천시는 대한민국 대표 로봇산업 메카를 만들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약 1000억 원을  투자해서 청라국제도시에 로봇타워를 만들었다. 지난해 7월부터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IBITP)가 운영 하면서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인 로봇(드론)과 관련된 분야의 기업을 유치해 로봇(드론) 비즈니스 센터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드론 및 항공에 대한 전반전인 연구와 정책을 수행하는 항공안전기술원이 입주해 있어 드론 연구개발이나 생산업체와도 유기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로봇타워에 입주해 있는 드론공장의 박세영 대표는 취미로 접하던 드론을 아이템으로 해서 창업에 나선 경우다. 박세영 대표를 만나 중소기업 입장에서 바라본 드론 산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박세영 드론공장 대표는 "중소기업이 드론 산업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드론 사업 영역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산업용 드론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방송에서 가수 김건모의 드론 교육 이야기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 화제가 된 드론쇼 등으로 인해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드론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드론 산업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김건모씨의 경우 예능 방송의 특성상 재미있는 표현으로 드론에 대해 이야기 한 듯하다. 일반인들에게 그동안 드론에 대한 단편적이고 장난감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드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주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 드론쇼의 경우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드론 아트와 군집 비행의 영역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빈치연구소의 미래학자 중 한명인 토마스 프레이는 “드론 산업에서 24개의 범주에서 192개의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절반의 직업만 창출돼도 엄청난 일이 될 것이다. 드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드론 공장을 설립한 계기와 사업 현황 그리고 향후 계획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20년 넘게 드론을 접해오다가 사업으로 진행하게 됐다. 회사에서 퇴근 후 집에서 새벽까지 기체나 부품들을 만지다보니 늘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드론 산업이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고 마침 기회가 되어 창업도 하게 됐다. 

지금은 설립 초기라서 여러 가지로 바쁘다. 주로 교육원에서 교육용 드론 기체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교육용 드론의 경우 기체의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DJI의 안정된 기체를 교육에 필요한 형태로 변경해 제작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내가 잘하는 것을 즐기면서 일하자’라는 것이다. 회사 직원들이나 각 팀장들에게도 함께 즐기면서 일하자고 합류를 권했는데 요즘 일이 너무 바빠서 미안한 마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중소기업의 장비 제작업체의 시각에서 국내 산업용·레저용 드론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나아갈 방향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현재 드론 장비는 중국의 DJI가 보유하고 있는 시장 스펙트럼이 가장 넓다. 드론에 대한 거의 모든 솔루션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국 선전의 도시에서는 마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드론을 만들기 위해 원하는 부품을 구입하는 것이 정말 편리하다. 

요즘 시대의 화두가 융합인데 우리나라 드론 산업도 누가 융합을 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발할 생각은 하지 않고 구입만 하려고 하느냐고 비판할 수 있지만 그런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여건상 대규모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해야 하지만 부품들을 생산하기 위한 재료들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오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기존의 부품을 구입해 드론을 제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내가 만든 드론도 정확하게 말하면 자체 개발한 것이 아니라 기존 부품을 조합한 것이다. 모르는 사람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개발하지 않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각 부품만의 특성을 잘 알고 응용해서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장비를 만든 것이라고 보는 편이 맞는 시각이다. 

중소기업이 드론 산업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드론 사업 영역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산업용 드론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취미용 드론은 중국 DJI가 많은 영역에서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재 드론 산업에서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째, 정부 과제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부과제를 선호하는데 과제에 한정된 기술 역량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는 어렵게 된다. 중소 업체나 신생 기업의 경우 인건비나 장비투자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마중물의 기능을 하는 정부과제가 매력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만의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둘째, 산업용 드론은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 아직은 초기단계라 쉽지는 않겠지만 촬영, 수색, 감시, 재난, 교육, 소방, 배송, 방제 등 각 분야별 환경과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종류의 드론이 나와야 한다. 

- 드론 산업의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이나 정책 담당자에게 바라는 점은. 
흔히 공무원들은 법이나 관련 예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잘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아쉽다. 적극적으로 산업 현장을 파악하고 해당 기업 중심의 정책을 펴주면 좋겠다. 특히 운전면허 시험장처럼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어 드론도 상설 시험장을 도입해야한다고 본다. 

권구영 기자·김기휘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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