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에 “낙선시켜줘 고맙습니다”

지난 17일 고양시 일산에 걸린 현수막 내용이 유권자를 조롱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성권 한국당 고양시 도의원 후보
현수막에 “낙선시켜줘 고맙습니다”
온라인 성토 ‘한국당 정신 못차렸네’


[고양신문] “이재명 같은 자를 경기도지사로 당선시키신 여러분, 최성권 낙선 시켜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 경기도의원 낙선자 최성권 드림”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한국당 중앙당의 무릎 사죄와는 정반대의 낙선 인사다.

고양시 경기도의원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왔던 최성권씨가 낙선 인사로 내건 현수막이 유권자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민들이 크게 불쾌해 하고 있다. “낙선 시켜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적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이 틀렸음을 비꼬아 적었기 때문이다.

고양시 6선거구(중산‧풍산‧고봉)에 출마한 최 후보는 이번 주말 선거구 곳곳에 낙선 인사용 현수막을 걸었다. 하지만 “지지해 줘서 고맙다”라는 보통의 낙선 인사와 달리 해당 현수막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을 비난하고 있어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온라인상에서는 현수막 사진과 함께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역의 한 커뮤니티에는 ‘헛웃음이 나온다’, ‘국민들한테 말하는 수준이 최하위권이시네요’, ‘한국당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번 선거에서 최성권 후보는 민주당 김경희 후보와 맞붙어 27.8%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한 시민은 “애초에 이런 후보를 공천한 자유한국당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최성권 후보는 지난 4월 도의원 후보 공천 당시 직업란에 ‘빨갱이없는나라만들기국민운동본부 대표’라고 적은 바 있다. 또한 6건의 전과기록(선거법위반 2번, 식품위생법위반 3번, 음주운전 1번)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후보 자질이 없는 사람을 공천했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최성권 낙선자는 18일 전화통화에서 “낙선 인사 하나에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이재명 후보를 언급한 것은 올바른 사람이 정치해야 한다는 의미로 쓴 것이고, 낙선시켜줘 고맙다는 말은 당선됐더라도 도의회에 가면 한국당 의원이 몇 명 안 돼 제구실을 못할 것 같아 한말이다”라고 답했다.

최성권씨의 지역구였던 한국당 고양시병(일산동구) 당협위원장이 이동환 고양시장 후보라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는 달리 바로 옆 지역인 조대원 고양시정(일산서구) 당협위원장은 지난 14일 본인의 SNS에 ‘한국당이 비상식을 넘어선 몰상식이었다’며 자기반성의 성명서를 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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