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빛시론> 고광석 대명한의원장

고광석 대명한의원 원장

[고양신문] 어느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언어도 품격도 달라진다는 걸 지난 세월 뼈저리게 느꼈다. 신언서판(身言書判), 네 가지를 다 갖춘 이를 만나는 건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지닌 기본 품성에 교양이 더해진다면 보는 이들도 감화를 받을 만하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이들이 있었고 거기에 저항하는 의미로 거친 말투와 상스런 말조차 용인되는 정서가 있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말투를 바꿔라 할 수는 없겠으나 이제 그것이 용인되는 분위기가 아님은 분명하다.

간혹 사람 사이에 허물없는 표시로, 혹은 친근감을 나타내는 방편으로 말을 놓거나 하대하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데 그 방법은 썩 좋진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대통령이 공직자의 태도에 대해 말씀하시는 걸 봤다. 국민을 모시는 사람의 태도와 말투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거기에 그분의 정치 철학이 모두 담겨있음을 보았다. 여태 어느 지도자도 이렇게 자기의 정치 철학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당부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분의 그런 진심이 통한 것인지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다른 이 같았으면 흡족한 마음에 교만이 들 수도 있었을 법한데 오히려 더 경계하는 마음으로 지지하는 국민들께 실망하지 않도록 더 잘하라는 당부를 하셨다.

선거를 통해 자리를 얻는 사람들이 다 유능하고 양심적이며 국민을 섬기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건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 정치판을 혹자들은 진흙탕이라고 한다. 온전한 사람이라면 그 진흙탕을 좋아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하고 선의를 가진 이가 그럴 수 있다면 더 없이 고마운 일이라 여겨왔다. 그런 선의를 가진 이들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 정치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정치에 뜻을 둔 이들도 우리 국민이 사람 고르는 눈이 높아졌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 치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오죽해야 외신에서도 야당이 지난 1년간 정부 정책에 대한 발목 잡기만 하다 실패했다는 기사를 다 내보냈겠는가.

문제는 앞으로다. 선택을 받은 이들은 국민을 섬기는 태도로 얼마나 공정하게 일하는지 그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계속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께서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廋哉(시기소유 관기소유 찰기소안 인언수재)라 하셨다.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그 이유를 살피며 그 사람의 만족하는 바를 살피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고 그것을 숨길 수 없다고 하셨다.

자기 능력이 아님에도 과분한 자리에 간 사람들이 있다면 더욱 분발해 좋은 정치를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권력에 눈이 어두워 국민을 속이고 일신의 영달을 위하는 정치를 할 생각이라면 당장 그 마음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고 반드시 심판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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