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생생한 손글씨 전시
“이웃과 만나는 문화공간 꾸릴 것”

 

화가이자 시인이면서 문화공간 '대숲' 의 대표인 조병완 작가.


[고양신문] 덕양구 행신동의 한 상가건물 5층에 문화공간 ‘대숲’(대표 조병완)이 문을 열고, 6월 30일부터 개관 전시로 ‘시인들의 육필시전’을 연다. 40명의 시인들이 자작시를 종이, 천, 캔버스, 나무판 등 다양한 재료에 자필로 썼다. 화려한 액자로 꾸미지 않은 날것 상태의 생생한 손글씨는 시인의 내면과 꾸밈없는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다.

참여시인은 하재일, 송찬호, 최서림, 김이듬, 이재훈, 우대식, 강종원, 강미영 등 익숙한 이름과 생소한 이름이 함께 한다. 올해 고인이 된 설악무산 조오현 큰스님과 이승훈 시인이 남긴 친필 유품작도 만나볼 수 있다,

화가이자 시인인 조병완 대표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괜찮은 전시를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우리는 점점 더 글씨를 쓰지 않을 것이고, 시인들도 이젠 한 손가락으로 자판을 터치해 시를 쓰게 됐죠. 하지만 필기구로 글씨를 쓰는 행위는 최소한 둘 이상의 손가락을 쓰게 될 뿐 아니라 온 몸이 같이 하는 행위예요. 육필은 그 사람의 심장이나 맥박, 기분, 세상에 대한 태도 등을 보여줍니다.”

그는 개인 작업실과 갤러리로 쓰려던 공간을 작가와 일반인이 만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다소 협소하지만, 식당과 술집들이 즐비한 상가에서 신선한 전시와 문화행사를 통해 새로운 명소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조병완 대표가 쓴 문화공간 '대숲' 안내문


홍대 미대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한 조 화가는 소박하고 친숙한 것을 해학적으로 그리기 좋아한다. 지하철 포스터에도 많은 그림을 제공한 덕분에 그의 그림들은 일반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그동안 새, 호랑이, 소나무를 유화와 수묵화로 그려 다수의 전시를 했다. 오는 8월에는 서울 운현궁에서 전시를 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우리의 전통인형극 중 ‘꼭두각시 놀음’을 그리고 있다.

조 작가는 “40명 시인들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는 앞으로도 드물 것”이라며 “동네 이웃들이 많이 방문해 문화를 향유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15일까지 이어진다.

주소 : 고양시 덕양구 중앙로 558번길 7-4(비전프라자 5층)
문의 : 031-972-4587
 

하재일 시인의 육필 시

 

김이듬 시인의 육필시 '

 

송찬호 시인의 육필시 '분홍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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