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인사적폐 개혁 목소리 높아

8년간 이어진 호남중심 인사에 불만 누적
공무원 2700명 중 74% ‘학연지연 인사 바꿔야’
공무원노조 “인사적폐가 공무원사회 분열”
“거대도시 걸맞는 인사담당관 조직구조 개편” 주장도


[고양신문] “A동장이 인적담당관으로 내정됐고 B과장은 조직개편 작업을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떠돈다. 지난 8년간 호남 중심 인사였는데 이제는 충청출신 공무원들이 유력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준 신임 고양시장의 취임을 앞두고 고양시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이야기다. 벌써부터 시청 주변에서는 특정 공무원이 주요보직에 낙점됐다는 설부터 시작해 호남중심 인사가 끝나고 이제는 충청중심의 인사가 펼쳐질 것이라는 등의 공무원 인사문제와 관련된 각종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이재준 시장의 고향이 충청도이니 같은 지역 출신 공무원들을 등용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 8년간 고양시 공직사회에서 반복되어온 인사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 최성 시장의 임기 동안 호남출신 중심의 인사이동이 이뤄졌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지역연고에 기반하는 지나친 편향인사로 인해 공직사회의 불만은 그야말로 폭발직전인 상태였다. 한 공무원은 “10명 승진하면 그중 7명은 호남출신이었다. 게다가 그중 대부분이 4·5급에 집중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몇몇 공무원들만의 불만은 아니었다. 고양시공무원노조(위원장 구석현)가 6월 초부터 2주간 내부게시판을 통해 진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74%의 공무원들이 혈연·지연·학연 인사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700여 명의 고양시 공무원 중 687명이 참여한 해당 설문조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동일 직렬·학연·지연이 아닐 경우 편견이 심하고 편파적인가’라는 질문에 69%가 ‘그렇다’라고 답변했으며 ‘그렇지 않다’라는 답변은 고작 8%에 불과했다. 

‘민선6기 우리시 승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요인’을 묻는 질문에서도 무려 72%의 응답자들이 ‘학연·지연·혈연 등의 인사’라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문제와 관련된 고양시 공무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관식 답변에서도 지역연고에 편향된 인사에 대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표출됐다. 5·6급 자리가 잘 안배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학연, 혈연, 지연에 따른 인사배치’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특정지역 출신의 노골적인 인사 특혜”, “지역 편파인사가 심하다”, “지나친 지역연고에 의한 편향된 인사” 등의 의견들이 터져 나왔다. 

구석현 위원장은 “설문조사 결과 특정지역편중인사, 회전문인사, 측근셀프승진 등의 인사적폐가 공무원 사회를 가장 분열시킨 원인으로 나타났다”며 “신임 이재준 시장에게 인사적폐 청산 등의 내용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양시 인사제도 문제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조직구조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고양시공무원노조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허신용 전 민생경제국장은 지난 21일 본인의 SNS계정을 통해 “현재 고양시는 100만이 넘는 거대도시의 공무원 인사조직을 5급 사무관 한명이 총괄 관장토록 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2, 3, 4급 공무원의 경륜이 수천 명 공무원의 승진과 전보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우선적으로 조직구조를 바꾸는 게 급선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에 구성된 인수위에서 고양시 공무원 내부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경청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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