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부위원장까지 싹쓸이

정의당 4명의 시의원이 3일 '의회민주주의 파괴를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민주당의 시의회 독식을 비판했다. 3선의 박시동(사진 맨 왼쪽) 시의원도 이번 의회에서 부의장, 또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얻지 못했다.

의장 이윤승(민), 부의장 이규열(한)
상임위원장·부위원장까지 싹쓸이
민주당 “책임정치 하겠다는 뜻”
한국당 “의회민주주의 역행”
정의당 “막가파식 의회독재 규탄”

 

[고양신문] 제8대 고양시의회 원 구성이 진통 속에 마무리됐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독식’이다. 시의회 33석 중 21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은 부의장을 제외한 모든 주요 자리를 독차지했다. 2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8대 시의회는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면서 하루를 넘겨 3일 새벽 3시30분쯤 마무리됐다. 전체 33명 의원 중 24명이나 되는 초선의원들에게는 의회 첫날부터 아침 9시 출근, 새벽 4시 귀가의 강행군이었다.

개원과 함께 민주당은 5개의 상임위원장·부위원장직(총 10석)과 함께, 주요 안건의 논의를 결정하는 의회운영위원회 9석을 독식했다. 시의회 의장도 물론 민주당(이윤승 의원)이 가져갔다. 주요 자리 중 유일하게 부의장 자리만 한국당(이규열 의원)에게 돌아갔다. 상임위원장에는 김수환(기획행정위), 조현숙(환경경제위), 이길용(건설교통위), 김효금(문화복지위) 의원이 선출됐으며, 의회운영위원장은 윤용석 의원이 맡게 됐다.

이번 지방선거 시의원 당선인을 정당별로 살펴보면 전체 33명 중 민주당 21명, 한국당 8명, 정의당 4명으로 민주당이 원 구성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의장단 선출은 본회의장에서 무기명, 비공개 투표로 진행됐다. 후보자 추천 없이 33명의 의원 중 누구의 이름이나 적을 수 있는 방식인데, 의장 투표에서는 이윤승(민주당) 29표, 박시동(정의당) 4표가 나왔고, 부의장 투표에선 이규열(한국당) 29표, 박시동(정의당) 4표가 나왔다. 의장·부의장 투표에서 민주당(21표)과 한국당(8표)이 합심해서 29표를 이윤승(민)·이규열(한) 의원에게 몰아줬고, 정의당 의원 4명은 박시동 의원을 밀었던 것.

박시동 아닌 이규열 선택한 민주당

주목할 만한 사항은 부의장이 정의당이 아닌 한국당에게 돌아간 것이다. 민주당은 의회 개원을 앞둔 주말에 의총을 열고 야당에게 양보할 부의장을 누구로 선택할지를 표결로 결정했다. 부의장으로는 각 야당의 3선의원인 한국당 이규열 의원과 정의당 박시동 의원이 후보였다. 의총 투표결과 이규열 의원의 승리로 끝났지만 몇 표 차이 나지 않는 박빙의 승부였다. 결국 부의장을 한국당 이규열 의원으로 낙점한 민주당은 의장·부의장 표결에서 한국당과 합세해 29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의당은 민주당 의총 결과에 따라 협상 테이블에도 끼지 못했다.

상임위원장 선거는 야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민주당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당이 5개 상임위를 독식하자 한국당과 정의당 의원들이 항의차원으로 표결시간에 퇴장한 것. 김수환·조현숙·이길용·윤용석 의원은 21표를 받았고, 김효금 의원은 20표를 받아 1명의 이탈표가 있었다. 이탈표는 실수로 이름을 잘못 적은 것일 뿐 의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임위원장을 모두 뺏기게 된 야당 의원들은 의회운영위 구성만큼은 야당에게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입장이었다. 야당은 9명의 의회운영위에서 5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과반수를 야당에게 줄 수는 없다며 4석을 주겠다고 역제안 했다. 그러나 야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모든 협상이 결렬됐고 결국 의장, 상임위원장·부위원장, 의회운영위원 모두 민주당이 독식하게 됐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되 부위원장은 야당에게 양보할 계획이었지만 야당과의 협상결렬로 의도치 않게 부위원장마저 독차지하게 된 결과를 낳았다. 

원 구성 협상을 주도했던 민주당 김운남 당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책임정치를 해달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표심에 드러났는데도 가장 중요한 의회운영위의 과반수 이상을 야당이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으며, 부득이하게 민주당 의원으로 의회운영위를 모두 채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주요자리 1석도 배정 안 돼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은 이번 결과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의당 의원 4명은 3일 “막가파식 의회독재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정의당은 성명서에서 “고양시에서 지지율(시의회 비례대표 득표율) 19.3%의 정당득표를 얻은 정의당이 주요 자리에 단 한 석도 배정되지 않았다”며 “독재군사시절에나 볼 수 있던 의회독재의 망령이 날뛰는 듯했다”며 강한 어조로 이번 사태를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일당독식을 규탄하며, 비민주적 원 구성을 백지화하고 고양시민이 주신 득표율에 따라 원 구성을 다시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의원 8명을 확보한 한국당도 3일 새벽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원 구성은 고양시의회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민주의회정치를 역행하는 심각한 적폐행위”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횡포 앞에 고양시의회 민주주의는 7월 2일부로 죽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운남 의원은 “의회 독식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만큼은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원 구성을 하고 임시회를 마무리한 고양시의회는 오는 8월 24일부터 8일간의 임시회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애초 계획했던 상임위 부위원장과 의회운영위원 4석은 지금도 야당에게 양보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원 구성이 새롭게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일 시작된 제8대 고양시의회

<제8대 전반기 고양시의회 구성>

의장 : 이윤승(민)
부의장 : 이규열(한)

위원회

의회운영위

기획행정위

환경경제위

건설교통위

문화복지위

위원수

9명

8명

8명

8명

8명

정당수

민주당 9

민주당 5

한국당 2

정의당 1

민주당 5

한국당 2

정의당 1

민주당 5

한국당 2

정의당 1

민주당 5

한국당 2

정의당 1

위원장

윤용석(민)

김수환(민)

조현숙(민)

이길용(민)

김효금(민)

부위원장

김서현(민)

채우석(민)

김미수(민)

문재호(민)

김해련(민)

위원

강경자(민)

김운남(민)

채우석(민)

김미수(민)

문재호(민)

김해련(민)

이해림(민)

강경자(민)

김보경(민)

김운남(민)

박소정(정)

이규열(한)

이홍규(한)

손동숙(한)

송규근(민)

심홍순(한)

윤용석(민)

장상화(정)

정봉식(민)

김서현(민)

김종민(민)

박한기(정)

박현경(한)

정연우(한)

정판오(민)

김덕심(민)

김완규(한)

박시동(정)

양 훈(민)

엄성은(한)

이해림(민)

※ (민)더불어민주당, (한)자유한국당, (정)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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