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작가 작품 전시, 한국군 베트남학살 내용도 담아

[고양신문] 대안학교인 불이학교(덕양구 원당동) 학생들이 일본군성노예로 고통당했던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를 담은 전시회를 이달 8일까지 화정 청소년카페 톡톡톡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회에는 ‘어린 나이에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가 꿈도 삶도 잃어버린 80년 전 그 소녀들이 묻고 2018년 이 땅의 소녀들이 대답한다’는 주제로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서경, 운성 작가의 작품과 학생들이 마련한 다양한 내용의 글과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학생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운동지도 준비했고, 할머니들과 조각가 분들께 응원의 나비 편지 쓰기, 소녀상 배지 판매, 소녀상 블록 맞추기, 나비 기금 모금, 소녀상과 함께 사진찍기 등의 활동과 무료로 휴대폰에 붙이는 작은 나비스티커도 제공하고 있다. 

불이학교 3학년(중3) 학생인 이윤서, 양지은 학생과 1학년 이가희, 박진영, 안수빈, 차진 학생은 전시 첫날부터 특별한 전시회를 선보이기 위해 열심이었다. 

학생들이 이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학교 수업 중 ‘차별’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부터였다. 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여성차별 그리고 더 나아가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학생들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분들 계시는 곳)에 찾아가 할머니들과 이야기도 나눴고,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서경, 운성 작가의 작업실도 방문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소녀상뿐만 아니라 징용자상 등 역사적으로 기억해야할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이윤서 학생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가 그냥 그렇게 끝나버리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분들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느끼고, 기억하며 뭔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한다. 

물론, 준비하는 과정은 몹시 힘들었지만 불이학교의 소녀들은 모금함도 만들고, 세계지도를 붙이고 그 위에 일본군 위안소가 설치됐던 나라들의 국기도 붙여가며 열심히 준비했다. 할머니들과 작가에게 격려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엽서도 준비했고, 위안부에 관한 영화와 다큐 등을 소개하기 위한 포스터도 붙였다. 

“검색만 하면 알 수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내용을 모르고 있다. 돈으로 해결하려는 일본의 행동은 할머니들께 더 큰 트라우마를 줄 뿐이다. 앞으로 전시회를 더 크게 해서 할머니들을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가희 학생, “너무 끔찍한 일이었는데 지금도 사과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할머님들께 편지쓰기로 위로해드리고 싶다”고 말하는 박진영 학생. 차진 학생은 “몇 분 안계시지만 살아계신 할머님들이라도 꼭 사과 받으시길 바라고, 우리들은 할머니들을 찾아가 위로해드리는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으며 안수빈 학생은 “우리들의 작은 활동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일본의 젊은이들도 알게 되고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일본군 위안부 내용뿐만 아니라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저질러졌던 민간인학살을 기록하고 반성하는 내용도 마련됐다. 

이윤서 학생은 “베트남 민간인학살 진실규명을 위해 열린 시민평화법정에 참관했을 때 퐁니,퐁넛 마을에서 살아남으신 분들의 증언 영상과 증거사진을 보며 울컥했었다”며 “다시는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여성에 대한 억압과 성적착취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최성옥 교사는 “아이들이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그림을 직접 그리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준비물을 구입하느라 먼 곳에까지 발품도 팔아가며 가는 등 고생하는 모습을 봤다. 이 아이들의 활동은 불합리한 세상을 고치기 위한 모습이었다”며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전시회에 많은 분들이 와서 감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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