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방중소도시의 도시재생

<사진제공 권상동 우리마을 상임이사>

도야마시, 인구감소·중심 공동화 문제 해결 
중심시가지 집중 지원·활성화로 해법 찾아 
박물관·미술관 손자와 함께 찾으면 무료 
아픈 아이 위한 일시적 보육시설도 운영
OECD, 5개 선진도시로 도야마시 선정


[고양신문] 지역으로 전입해오는 주민들에게 월 주택 임대료를 1만엔씩 지급하고, 새로 오픈하는 상점의 수리 비용 3분의 1을 지원한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손자를 데려가면 입장료가 무료인 일명 손자동반 외출 사업을 시행한다. 지역의 방문객들에게는 편도를 100엔에 제공한다.  

후쿠이, 나고야시와 함께 살기좋은 마을로 불리는 도야마시의 지역 활성화 사업들이다. 중심시가지 활성화를 위한 재개발 사업을 마치즈쿠리 주식회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기본. 많은 도시들이 지역침체를 넘어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일본에서 도야마, 나고야시는 꼭 가봐야할 벤치마킹 우선 순위 지자체다. 도야마시는 인구 4만8000명. 면적 1241㎢로 도야마현 전체 면적의 약 30%를 차지한다. 2017년도 일반회계는 약 1544억엔으로 13년 전 주변의 기초 지자체들이 모여서 합병해 만든 도시다. 해발 고도차가 심하고 북알프스라 불리는 산들이 연결돼 있어 다양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3년 전 후쿠리쿠 신칸센이 개통돼 도쿄까지의 거리가 2시간 8분으로 줄어들었다. 

도야마의 도시 문제는 일본 전반의 문제와 다르지 않다. 인구는 점점 줄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계속 늘고. 여기에 중심 시가지 인구가 추가로 줄면서 공공교통 이용률이 저하돼 공공버스는 70%까지 이용률이 줄어들었다. 결국 전체적인 도시 활력 저하가 심각해졌다. 교외로의 주거인구가 늘면서 도시의 외연은 커졌지만 자동차 의존도가 높아지고, 행정의 공백도 커졌다. 

도야마시의 출구 전략은 콤팩트시티 정책을 통한 인구집중, 도시 집중화. 도야마시는 공공교통을 축으로 한 콤팩트시티를 15년 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도야마시의 콤팩트시티는 공공교통 활성화 강화를 통해 추진하는 것이 가장 큰 축이라 할 수 있다. 꼬치역할을 하는 것이 공공철도와 같은 공공교통이다. 꼬치에 끼우는 음식물에 해당되는 것이 도보권역으로 형성한 주거, 상업, 업무 등의 도시기능이다.”

도야마시 활력도시창조과 유기히로 나가다 과장은 콤팩트시티를 ‘산적 모양의 꼬치를 만드는 것’으로 비유해 설명했다. 이를 위해 도야마시는 대중교통 활성화, 대중교통 연결 지역에 거주지역 집중화, 중심시가지 활성화, 세 가지를 중점으로 추진했다. 

노면전차, 순환선 활용으로 여성 노인 이용자 증가 
지방도시 중에서는 그나마 도야마시가 대중교통 망이 발달된 편이다. 도야마역을 중심으로 교통망이 연결돼 있고, 노면전차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도야마시에서는 후쿠리쿠 신칸센역과 노면전차 환승도 추진 중이다. 철도가 마치즈쿠리 활성화에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가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 폐선되는 노선에 노면전차 선로를 넣어 구간을 연결했는데 그 길이가 1.1㎞에 이른다. 운행서비스도 향상시켜 막차시간 연장, 정거장 신설, 차량 저상화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령자일 경우 차비가 100엔인 티켓도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철도 이용률이 평일 2.1배, 휴일 3.4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낮시간대 고령이용자가 증가했다. 나이가 들면서 운전도 어려워 집에만 있던 노인 세대가 경전철을 이용해 외출하고, 사회활동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도야마역과 중심시가지 지역과 이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차 순환선을 개통했다. 순환선은 여성이 70%, 평일에는 여성 중에도 고령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칸센 도야마역 밑에 경전철을 통과시켜 시내 경전철과 연결시켰다. 시내 전차를 환승할 수 있도록 했다. 완료는 2020년 3월. 현재는 공사 중이다. 

거주 집중·주택보조 통해 세수 증대
두 번째로 중심시가지와 대중교통 선을 따라 거주 기능을 강화했다. 철도는 500m, 버스정거장은 300m 반경에 거주추진지구를 만들어 시민들이 이 지역으로 거주를 옮기는 경우 주택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 거주하는 비율이 2005년 28%. 2025년에는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목표로 잡고 있다. 

도심주택지구에는 거주자와 공공교통 사업자에게 공동주택 건설보조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교외는 토지가격이 도심지구보다 저렴해 보조금액도 낮게 책정돼있다. 중심시가지 활성화를 통해 도시의 매력을 높이고, 거주수준 향상을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중심시가지 활성화는 세금의 환류라는 측면에서 정책 타당성이 있다. 도야마시의 도시계획세와 재산세가 합하면 46.7%인데 면적이 0.4%에서 다 걷히고 있다. 여기에 집중을 해서 거기서 일어나는 세금, 이득을 시 전체에 보전을 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나가다 과장은 중심시가지 집중화 전략이 도시를 활성화시키고, 세수 증대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유리 천장 올린 광장, 도심 활성화 한 축 
도시 활성화는 하드웨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손자동반 미술관 박물관 외출사업처럼 공동체 프로그램, 활성화도 중요한 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도야마시는 시민들이 언제나 도심 한가운데 모여 공연도 즐기고, 삶을 나눌 공간으로 그랜드플라자를 조성했다. 백화점, 상가거리 중심가에 대형 광장을 조성하고, 그 위에 유리 천장을 올렸다. 눈비가 와도 행사가 가능하도록한 것이다. 휴일 임대료는 하루 20만엔으로 비싼 편이다. 중심 거리에 품격있는 공연과 행사를 유치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높은 임대료에도 그랜드플라자의 광장 가동률은 휴일 100%, 평일 82.4%이다. 광장 조성과 임대는 중심시가지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마치즈쿠리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다.  

도야마 마치즈쿠리 회사는 도야마시의 중심시가지 활성화 기본계획 3단계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07년 1단계 사업을 시작해 작년부터 3단계로 접어들었다. 도심 활성화를 위한 소프트 사업의 운영, 관리를 마치즈쿠리 회사가 맡고 있다. 

도야마 마치즈쿠리는 2007년 3000만엔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주주는 38명. 도야마사가 50%, 상공회의소·중소기업·대규모 점포·금융기관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도야마 마치즈쿠리의 대표 사장은 시의 부시장이 맡고 있다. 

폐점 위기 상가들, 이벤트로 타개 
“중심시가지에서 7㎞ 거리에 대형마트가 생겼다. 여기를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중심시가지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야마시는 인근 시와 합병을 해서 당시 허가를 얻어 만들어진 대형마트이다. 앞으로 도야마시는 대형마트에 대해 입점 불가 방침을 정했다.”

도심코디네이터로 실질적인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야마가타씨는 중심상가 활성화를 어떻게 추진했는지 설명했다. 빈점포가 늘고, 후계자가 없어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거기에 대형마트까지 입점하며 악재가 겹쳤지만 적극적인 행정으로 이를 타개한 것이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주 고객층이 줄고, 상가들은 향후 20년 안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중심상점가 안에 유지들이 모여 ‘소가와 그랜드 디자인 회의’를 만들었다. 상인들은 ‘새로 생긴 대형 쇼핑센터와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전략을 바꾸어 상품들을 체험하는 것을 홍보하기로 했다. 매스컴과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가와상점거리를 홍보했다. ‘중심상점가 활성화 연구회’도 만들어 이벤트도 개최했다. 이 과정을 마치즈쿠리 회사가 주선하고 함께 했다.   

행정과 기업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행사’를 만들어 한 달 중 마지막 금요일 오후 3시에 직장인들을 조기 퇴근하도록 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지역 상권을 이용하고 ‘놀고 먹으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폐교 활용, 온천 질병예방 시설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장소도 만들었다. 현재 하루 700명, 매출 2억2000만엔이다. 주차장은 일부러 만들지 않았다. 걸어서 오라는 의미다. 일본에서 700명은 편의점의 손익 계산 숫자라고 이야기한다.   

중심시가지 안에는 초등학교가 7개가 있었는데 학생이 줄어 2개가 됐다. 도야마시와 마치즈쿠리 회사는 폐교부지를 활용해 온천 질병 예방 시설을 만들었다.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도야마시 종합케어센터는 24시간 운영된다. 일본 보육원은 아이가 아프면 시설에 갈 수 없어서 이런 일시적 보육을 위한 시설, 산후조리원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콤팩트한 마치즈쿠리 사업을 통해 도야마시는 중심시가지에서 전입이 더 증가하고 있다. 시내 전철 이용자수도 2006년 감소경향이었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다. 

도야마시의 콤팩트시티는 국제적으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OECD에서는 콤팩트시티 정책 보고서에 도야마시 정책이 5개 선진 도시 중 하나로 선정했다. 멜버른, 벤쿠버, 파리, 포틀랜드에 이어 도야마시가 선정된 것이다. 인구감소, 저출산 감소는 전 세계가 직면한 과제인데 도야마시가 선제 대응을 했다는 점에서 선진 우수 사례로 평가를 받았다. 유엔, 록펠러재단에서도 높이 평가를 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도야마시 시민들의 의식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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