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마케팅 분야 전문가 상근
“골목 상권 활성화 지원 기대”

 

삼송상인회 강두현 회장(사진 오른쪽)과 이선행 시장매니저.


[고양신문] 삼송시장상점가상인회(회장 강두현, 이하 삼송상인회)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시장매니저’를 갖게 됐다. 강두현 회장은 “5월부터 ‘시장매니저’ 고용을 요청했는데, 두 달을 기다린 끝에 최근 풍부한 경력과 행정능력을 갖춘 이선행 매니저를 배정받았다”면서 기대감을 표했다.

스타필드를 비롯해 대형 쇼핑몰이 주변에 들어서며 위기를 맞고 있는 삼송상인회는 지난해부터 가로등을 설치하고, 매장환경을 정비하는 등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 가운데 시장매니저가 상인회 사무실에 상근하게 돼 각종 정부지원 사업 정보를 체크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시장매니저 제도는 전통시장의 매출과 고객 유입 증가를 위해 행정, 또는 유통·마케팅 분야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 고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삼송상인회 시장매니저로 일하게 된 이선행씨도 서울 마포구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던 전문가다. 이씨는 출근하자마자 삼송상인회의 온누리상품권 사업 참여를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시장매니저가 왔지만, 삼송상인회의 사정은 이래저래 다급하다. 기존의 스타필드에 이어 썬앤빌, e-편한세상, 힐스테이트 등 각각 100여개의 매장이 설계된 대형 주상복합상가가가 올 하반기부터 줄줄이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비싼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개업하는 수백개 신형 매장이 한정된 고객을 두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삼송역 주변의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삼송상인회에가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자구책을 찾는 이유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삼송상인회는 지난 12일 회원이 운영하는 한 식당에서 현안 대책모임을 열었다. ‘삼송상인회 입맞춤 데이’라고 이름 붙인 이날 모임에 앞서 상인회는 안내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걸었고, 강두현 회장은 “신세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절실하다”면서 매장운영에 참여하는 점주 자녀들의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모임에선 ▲신세대 엄마들의 눈높이에 맞춰 화장실 개선 ▲주차단속시간 완화 건의 ▲맞춤형 고객응대교육과 신상품 개발 ▲전문요리강사 초빙교육 ▲전철역 주변 거리정비사업 시급 ▲도로 하수관 개보수 등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강두현 회장은 “오늘 나온 의견을 분야별로 정리해 대책팀을 구성하고, 시장매니저와 함께 정기적으로 논의하며 구체적 실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송상인회가 ‘입 맞춤 데이’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마을 곳곳에 내 건 현수막.

 

‘입 맞춤 데이’에 참석한 회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골목상권 활성화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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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매니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인원 선발 권한, 지역에 돌려줘야
현실 고려한 급여와 근무조건 절실

시장매니저를 신청하고, 파견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선정 과정을 지켜본 삼송상인회 강두현 회장이 “현행 시장매니저 제도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정 과정과 근무조건 등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불합리한 요소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강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담당부서의 행정력에 답답함을 느꼈다는데.

시장매니저 사업 주체인 소상공인진흥공단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달랑 한 명이더라. 한 명의 담당자가 전국 2000여 개 시장의 사정을 파악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러다보니 하루가 급한 여러 시장 상인회의 요구를 소화하기엔 행정력이 역부족이다.

▲채용과정이 늦어진 이유는 뭔가.

이전에는 시장매니저 선정을 각 지자체에서 담당했는데, 올해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직접 면접을 봐 뽑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그 결과 도 지부 5명 심사위원이 경기도 전역의 시장매니저를 다 심사하게 됐는데, 이들이 모든 현장의 사정을 어떻게 구석구석 파악하겠는가. 그러다보니 서류심사 요건만 높게 적용해 오히려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적자원의 진입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시장매니저 채용 요건이 까다로운가.

사실 급여는 많지 않고, 근무조건도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꼬박 사무실을 지켜야 한다. 게다가 해당 분야 5년 이상의 경력을 서류로 증빙해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감수하며 시장매니저를 지원할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인다. 모집공고도 공단 홈페이지에만 올리니 누가 알고 지원을 하겠는가. 그러다보니 시장매니저가 꼭 필요한 시장에서 언제 인원이 파견될지 목을 빼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삼송상인회 역시 답답한 마음에 일반 구인정보 사이트에 자체적으로 공고를 낸 후 당사자가 직접 공단 홈페이지에 신청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제안하고픈 개선책은 뭔가.

최소한 급여를 현실적 눈높이로 맞춰야 하고, 근무여건도 부분적으로 탄력성을 허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제안은 시장매니저 선정 권한을 각 지자체와 시장 상인회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점이다. 공단에서 말하는 상인회 내부 채용 등의 문제는 지자체에서 엄밀한 기준을 가지고 감시하면 될 일이다. 우리 마을의 사정을 잘 아는, 준비된 시장매니저를 각 시장과 지자체 담당부서가 책임을 지고 선발해야 보다 활발하고 생산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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