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진흥원 공채시험 부실운영 응시생 반발. 진흥원 측 "사실관계 파악 중"

[고양신문] 고양시 산하기관인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신규채용을 위한 필기시험 과정에서 시험시간이 지체되고 일부 응시자들의 신분증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엉터리’ 시험운영으로 인해 응시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진흥원과 응시자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2018년 4차 신규직원 채용을 위한 필기시험이 행신동에 위치한 여성회관에서 열렸다. 과거 고양시 내 산하기관 채용방식은 대부분 서류심사 및 면접을 통해 이뤄졌지만 문재인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이하 NCS) 기반 필기시험을 치른 뒤 면접심사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일종의 국가공채시험과 같은 형태로 바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필기시험과정에서 응시자들은 운영업체 측의 운영미숙과 불성실한 대응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시험시간도 당초 예정보다 늦어졌을 뿐 아니라 신분증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게다가 200명이 넘는 응시자들을 수용하기에는 시험장소가 턱없이 비좁아 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 없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날 시험에 응시했던 임모씨는 “책상에 수험번호도 붙어있지 않는 등 준비가 엉망이라 10시에 시작해야 할 시험이 11시가 돼서야 시작됐다. 일부 응시생은 시험지를 받지 못해서 항의했더니 감독관이 시험지 덮으라고 큰소리로 윽박지르고 ‘어차피 경쟁률이 100대 1이니 불만 있으면 나가라’라는 식으로 망발도 일삼아 모욕감까지 느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응시생은 “시험시간이나 답안지 마킹 시 체크할 부분 등 기본적인 고지사항도 하지 않았다. 급기야 시험대행업체 직원들끼리 수험생들 앞에서 큰소리로 짜증을 내며 서로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 응시생들은 신분증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한 응시생은 “수험표에 사진을 안 붙여 온 사람도 입실시키고 신분증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이런 식이면 대리시험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16일 고양지식산업진흥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과문

이처럼 응시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진흥원 측은 16일 홈페이지에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따라 필기시험 진행 전체 과정을 외부업체에 위탁해 채용비리를 차단하고 공정한 채용을 실시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미숙하게 시험이 진행된 부분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필기시험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수험생들의 문제제기에 상당부분 인정하고 책임을 느끼고 있다. 다만 신분증 대조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대행업체 측 이야기와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해당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사안을 면밀하게 조사해 응시자들에게 혼란을 끼치지 않도록 내일(17일) 중으로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내서 발표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응시자 임모씨는 “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의 공정한 채용을 위해 표준화 시험까지 도입했는데 정작 산하기관에서는 시험을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책임 있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내정자 있는 ‘짬짜미’식 채용과정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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