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목혼주(魚目混珠)

고려 말 이색(李穡)이 사회의 병폐를 바로잡고자 올린 상소문에 “담당관리가 비록 공문서에 붉은 글씨로 앞과 뒤에 그 주인과 객을 정해 놓더라도 갑이 만약 힘이 있을 경우엔 을이 어찌할 도리가 없는데다가, 또한 하물며 공문서의 붉은 글씨에도 물고기의 눈이 진주와 섞여있는 게 많기 까지 합니다.(有司雖以公文朱筆 先後定其賓主 甲若有力 乙便無理 而又況公文朱筆 又多魚目之混珍哉)『東史綱目』<李穡時務疏>”라는 대목이 있다.

이 문장 가운데 ‘물고기의 눈이 진주와 섞여 있다’는 말을 ‘어목혼주(魚目混珠)’라고 부른다. 진짜와 가짜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이색이 살던 그 시대에는 물고기의 눈과 같은 자들이 득세하여 결국 나라를 망해먹었다. 그럼 오늘 이 시대는 어떤가? 제각각 목소리가 높은 요즘 다들 진주라 하는데, 어떻게 물고기 눈을 분간해 낼까! 분간해 ? 뺑璲?어렵다하여 그냥 놔두어선 안 된다. 물고기의 눈과 같은 가짜들이 득세하면 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상 눈을 비비고 진주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진주가 빛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통찰의 눈이 필요한 때이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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