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영화제 다큐도슨트 양성
9월 영화제에서 ‘다큐전도사’ 활약 예고
“관객 눈높이에서 다큐의 매력 알리고파”

 

"무궁무진한 다큐멘터리의 매력, 관객들에게 전하렵니다"


[고양신문] 스크린을 응시하는 예비 다큐도슨트들의 시선이 진지하게 반짝인다. 지난 18일 오후, 일산 그랜드백화점 문화센터 강의실에서 DMZ국제다큐영화제 다큐도슨트 1기 양성과정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6회차 교육이 진행됐다. 이날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의 모습을 밀착된 시선으로 담아내 화제를 모은 작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감상한 후 영화를 만든 김형준 감독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진행했다. 김 감독은 작품의 소재를 선택한 내면적 동기에서 시작해 촬영과정의 에피소드, 그리고 영화에 담고자 했던 주제의식 등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영화를 만든 감독의 이야기가 끝나자 수강생들은 질문과 감상평을 활발히 쏟아냈다. 누군가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세대 간 감성의 골을 토로했고, 누군가는 노인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차가운 선입견을 짚었다. 같은 작품을 놓고 서로 다른 소감과 감동을 나누다 보니 다큐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저절로 확장된다.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솔직한 감상평이 전문가의 세련된 평론 못잖은 전달력을 장착할 수 있음을 수강생들의 뜨거운 열기가 증명해준다.
 

다큐도슨트 양성과정 수강생들이 강사로 초청된 김형준 감독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다큐도슨트 양성과정은 9월에 개막하는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를 앞두고 영화제 사무국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최여정 팀장은 “다큐멘터리를 어렵게 생각하는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다큐라는 장르를 보다 친밀하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미술관의 도슨트처럼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다큐도슨트를 떠올렸다”면서 “아마도 다큐도슨트라는 용어 자체가 처음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의도는 적중할 것 같다. 영화를 전공하지 않은 20여 명의 다큐도슨트 수강생들은 6회차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다큐멘터리를 바라보는 애정과 깊이가 부쩍 성장했다. 국내 다큐 흥행기록을 세운 진모영 감독(‘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을 비롯해 최고 수준의 강사진이 다채로운 분야의 강연을 진행한 덕분이기도 하다.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한혜경씨는 “다큐멘터리는 누군가의 삶이 정직하게 담기기 때문에 결국은 내 이야기, 또는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와 겹쳐지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청소년들과 만나고 있다는 그는 “특정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가장 좋은 소통의 도구가 바로 다큐”라고 소개하며 “영화제 기간 동안 작품의 숨은 가치를 조금이라도 가까이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역관련일을 하고 있다는 안지영씨는 “매 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는 DMZ다큐 정기상영회를 찾았다가 다큐멘터리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휴먼 다큐 장르를 특히 좋아한다는 그는 “수업이 매 시간 정말 흥미롭다”면서 “낳고 자라고 성장하는 삶의 모든 과정이 담겨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는 한 마디로 인생”이라고 정의했다.

최여정 팀장은 “양성과정을 마친 다큐도슨트들은 9월에 열리는 영화제 현장 곳곳에 배치돼 작품 설명과 추천 등을 담당할 것”이라며 “수강생 스스로가 교육과정을 재밌게 즐기고 있어 본 무대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펼칠 것”며 기대감을 표했다.
 

(사진 왼쪽부터)수업을 마치고 간단한 인터뷰에 응해주신 한혜경, 안지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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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다큐영화제 주인공은 바로 고양시민”

 

제10회 DMZ다큐영화제 9월 개막
백석메가박스·벨라시타 주 상영관
다채로운 작품 · 특별 기획 풍성

 

2009년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막을 올린 DMZ국제다큐영화제(DMZ영화제)는 그동안 9번의 행사를 진행하며 상영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참가작 숫자와 수준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여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제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영화제를 거쳐간 작품은 100여 개 나라 1000여 편이 넘는다. 올해도 39개국 135편의 작품이 상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저변이 척박한 우리 현실에서 이 같은 성장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도 DMZ영화제가 자랑하는 제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135편에 이르는 작품이 제작기회를 얻었다. 이 중 ‘두 개의 문’(김일란·홍지유, 2010), ‘거미의 땅’(김동령·박경태, 2011),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진모영, 2013) 등의 화제작이 탄생하기도 했다. 주최측은 “올해도 3억5000만원의 지원금을 책정해 창작자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는 10회를 자축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마련해 관객을 맞는다. 가장 눈에 띄는 기획은 ‘내 생애 최고의 다큐 10’이다. 정치, 사회, 예술계를 대표하는 유명인들이 직접 추천하는 작품들이 다큐멘터리를 멀게만 여겨오던 대중들에게 친근한 기회를 열어주게 된다.

다큐멘터리 제작 종사자들이나 학생들에게는 다큐멘터리 분야 세계적 거장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유수 영화제의 수상작과 수상감독이 대거 영화제에 참여를 예고한 가운데, 최종 라인업은 8월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풍성한 차림으로 준비된 제10회 DMZ영화제를 가장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이들은 바로 고양시민이다. 5회 영화제부터 고양시를 무대로 열리고 있는 영화제는 지난해 영화제 사무국을 아예 고양시로 옮겨왔다. 특히 올해부터 상영관을 기존의 메가박스 백석에 이어 벨라시타까지 확대해 보다 많은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야외에서는 영화제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소통의 광장도 열린다.

사무국 관계자는 “다양한 인문학 모임과 시민공동체 활동이 펼쳐지는 고양시의 문화환경이 다큐영화제의 성장 비전과 잘 맞는다”면서 “영화제 후원회의 적극적 활동과 매 월 열리는 정기상영회 등을 통해 고양시민들의 다큐멘터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열리는 DMZ다큐영화제가 고양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을 상징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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