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이재준 시장 지시로 열린 '시정소식지 토론회'

19일 시정연수원에서 열린 시정소식지 토론회에서 박원배 편집위원은 ‘시장 소식지로 전락한 시정소식지’라는 고양신문 기사를 인용하며 “소식지 발행에 대한 시스템과 콘셉트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시정홍보로 읽을거리 부족”
“시민들이 원하는 정보, 고민해야”
‘지자체 언론발행 중단해야’ 지적도

[고양신문] 시장 홍보지로 전락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시정소식지인 ‘고양소식’에 대한 토론회가 지난 19일 시정연수원에서 열렸다. 이재준 시장은 후보시절 시정소식지 문제를 해결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했었다. 이번 토론회는 이 신임 시장의 선거공약을 지키기 위한 행사라 할 수 있다.

토론회에는 시민단체,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소셜기자단, 편집위원회, 관계 공무원 등 50여 명이 참여해 시정소식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분임별 원탁토론에 앞서 이영아 고양신문 발행인, 윤미영 편집위원, 전성원 경기도 주민자치회장, 박원배 편집위원의 발제가 있었다.

이영아 발행인은 “그동안 시정소식지가 시 공무원들의 성과와 시장 개인을 홍보하는 정도에 머물렀다”며 “앞으로는 지역생산자와 단체 등을 소개하는 등 시민들이 자주 등장하는 소식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시정소식지가 근원적으로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매달 2만 부 이상 발행되는 시정소식지는 언론매체라 할 수 있는데, 지방자치 시대에 관이 언론을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지금처럼 지자체장 입맛에 맞게 만들 수밖에 없는 잡지를 발행하는 대신 시정홍보를 위한 다른 알림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지금 시대에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선진국에선 지자체가 언론매체를 발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근본적으로 국회법을 통해 자치단체의 언론발행을 제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미영 편집위원은 타 지역의 시정소식지와 비교하며 ‘고양소식’이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천처럼 문화정보지의 성격을 띠지도 못하고, 성남처럼 시정홍보를 충실하게 담지도 못하는 등 그 정체성이 모호하다”며 “문화중심의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고 사람과 지역 뉴스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웹툰·소설·그림 등의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원 경기도 주민자치회장(창릉동 주민자치회장)은 “지금까지의 고양시 시정소식지는 기관 홍보지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체장의 대대적인 활동사진, 반복되는 축제 소개 등으로 거부감부터 생긴다”며 “시민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 등을 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피해사례를 보도하는 신문고 기능, 주민자치위원회가 쓰는 지역별 소식 등의 코너를 신설하는 것도 제안했다.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원배 편집위원은 ‘시장 소식지로 전락한 시정소식지’라는 지난해 10월 고양신문 기사 제목을 인용하며 “민간 잡지였다면 벌써 폐간을 고민했을 정도로 이미 시민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정소식지가 시장의 치적이나 얼굴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시스템과 콘셉트를 바꿔야 한다”며 “이를 바꾸는 것은 시장님의 인식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 좋은 기획기사가 나오기 위해선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편집위원회의 독립”이라며 “기자명 없이 나가는 기사를 없애고 다양한 주제의 기획기사를 발굴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 이후에는 분임별 원탁토론이 진행됐다. 원탁토론에 참여한 시민들은 앞으로 고양소식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다양하고 참신한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에서 제안된 주요 내용은 ▲고양소식 지면 및 시민참여 코너 확대 ▲고양의 명소, 고양인물 등 표지 사용 ▲분야별 소셜기자단 취재 ▲주기적 이벤트 실시로 시민참여 독려 등 실생활에서 바라본 시정소식지에 대한 조언을 하며 의견들을 공유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준 시장은 “과거 소식지는 시정에 대한 과도한 홍보로 정작 시민이 읽을거리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시정에 대한 홍보도 중요하지만 고양시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생활 모습, 시민이 생활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정보 등 시민이 원하는 소식을 담아내 읽을거리가 풍성한 소식지가 돼야 한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고양소식지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신 소중한 의견들이 소식지 제작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이 원하는 소식을 전달하는 시정소식지가 되기 위해 올 하반기에 ‘고양소식’ 만족도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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