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매년 여름 호수공원에서 진행
분야별 전문가, 미래 생물학자들과 만나

 


[고양신문] 호수공원에 모인 80여 명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친구들의 눈빛이 호기심과 기대감에 반짝인다. 일 년에 한 번, 미래의 생물학자들이 호수공원에 사는 다양한 생물종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날이기 때문이다.

(사)에코코리아와 고양시 공원관리과가 함께 주관하는 호수자연생태학교 여름습지생태교실이 지난 21일 호수공원 생태호수 일원에서 열렸다. ‘생태호수, 생물을 찾아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교육의 참가자들은 모두 6개 모둠으로 나눠 국내 생물학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강사진의 설명을 들으며 호수공원의 생태 구성원들을 만났다.

모둠별 강사진으로는 ▲유영한 국립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민물고기교실) ▲염진화 국립생물자원관 전략기획과 연구관(수서곤충교실) ▲문새로미 서울대학교 식물생태학연구실 연구원(습지생태교실) ▲임용석 산과들식물연구소장(수생식물교실) ▲백문기 한반도곤충보전연구소장(육상곤충교실) ▲박종길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장(조류교실)이 초청됐다.

참가자들은 전문가들의 야외 조사방법을 직접 보고 배우며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하기도 했다. 또한 호수공원 모니터링과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호수자연생태학교 강사들이 모둠교사를 맡아 참가자들과 함께 관찰일지를 작성했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여름습지생태교실은 호수공원을 무대로 전문가와 시민이 만나는 생태교육의 바람직한 모델을 선보였다. 초기 여름방학을 이용해 5일간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습지생태교실이 모태가 돼 현재의 상설 생태교육 프로그램인 호수자연생태학교가 열리게 됐고, 호수자연학습센터라는 교육공간도 만들어졌다.

이은주 에코코리아 이사장은 “여름습지생태교실은 호수공원과 역사를 함께 하며 많은 청소년들에게 생태 감성과 생물학자의 꿈을 전했다”면서 “알차고 즐거운 도심 생태교육 축제가 오래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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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은 도심 속 생태교육 최적의 명소”


<인터뷰>
- 유영한 국립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
- 염진화 국립생물자원관 전략기획과 연구관
- 이은정 (사)에코코리아 사무처장

 

매년 여름 호수공원에서 진행되는 여름습지생태교실에는 생물학계 각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한다. (사진 왼쪽부터) 염진화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유영한 국립공주대 교수, 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


▲여름습지생태교실이 21회를 맞았다.

이은정 : 호수공원 여름습지생태교실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대중적 생태교육이 일반화되기 전인 1998년, 전문가들이 직접 일반 시민들과 만나는 생태교육을 처음 시작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행사를 이어오며 우리가 사는 지역의 생태 공간으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수준 높은 교육을 진행해왔다. 자리를 함께한 두 분을 비롯해 매년 흔쾌히 호수공원으로 달려와 주시는 강사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교육을 진행한 소감은.

염진화 : 교육이 무척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기본적 생태 이해를 갖춘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 대중적 생태교육이 꾸준히 확산된 덕분인 것 같다. 그런 친구들에게는 일 년에 한 번 전문가들을 만나 생태적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유영한 :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우리에게도 여름습지생태교실은 흥미로운 행사다. 나만 해도 생태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와 감성이 늘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여름이 가까워지면 일산 호수공원이 생각나고, 달려올 때마다 올해는 어떤 질문을 받게 될까 기대되곤 한다.

▲ 생태교육공간으로서의 호수공원을 어떻게 평가하나.

유영한 : 호수공원에는 습지가 있고, 숲이 있고, 잘 조성된 생태학습원도 있다. 여름습지생태교실 6개 모둠분야만 봐도 알 수 있듯, 새와 곤충, 물고기 등 모든 생명들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축소판이다. 호수공원처럼 환경이 종합적으로 구성된 곳이 흔하지 않다. 게다가 접근하기도 좋고 무척 쾌적하다. 생태교육을 하기에 가장 이상적 공간이라 말해도 좋겠다.

▲ 호수자연생태학교에서 활동하는 생태강사들이 모둠교사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염진화 : 평소 호수공원을 무대로 교육과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분들이라 모든 면에서 능숙하고, 생태지식도 전문가 못잖은 수준이다. 여러 명의 아이들을 주 강사 혼자서 통솔하기가 쉽지 않은데, 경험과 지식을 갖춘 분들이 도움을 주시니 너무 든든하다. 생태강사뿐 아니라, 호수자연생태학교의 전반적 시스템이 잘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 유영한 교수님은 올해 대학원 제자들을 함께 참여시켰다.

유영한 : 일반인과 만나는 생태교육 현장은 대학 안에서의 공부와는 또 다른 경험의 기회가 된다. 특히 생태학은 전문 지식을 일반인들과 나눌 때 더 가치를 발휘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올해부터 호수공원 여름습지교실에 함께 가자고 권했더니 다들 기꺼이 동의했다. 기회가 된다면 나와 학생들이 연구하는 공주대학에서도 호수공원의 사례를 잘 벤치마킹해 대중적 생태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

▲앞으로의 과제와 바람은.

이은정 : 생태교육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호수공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본다. 생태교육 최적지라는 장점을 잘 살려 모니터링과 생태교육이 보다 정교하게 진행되고, 거기에서 얻어진 다양한 결과를 다시 호수공원 관리에 적용시키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감소되는 생물종이 체크되면, 원인을 분석하고 그 생물종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관리에 반영하면 좋겠다. 여름습지생태교실이 토대가 돼 호수공원이 우리나라를 넘어 국제적 수준의 도심 생태교육 장으로 명성을 더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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