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생태공원에서 동북아 고양 생태포럼 개최

한·중·일·대만 학자와 활동가 한 자리에
보다 나은 환경정책과 생태교육 방안 모색

 

 

[고양신문]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4개국 학자와 전문가들이 고양시에 모여 각국의 생태 현황과 생태운동 사례를 살펴보고,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열었다. 지난 24일 일산서구 대화동 고양생태공원 생태교육센터에서 열린 ‘동북아 고양 생태포럼’에는 고양에서 활동하는 지역 환경단체 회원들과 관련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김미수, 손동숙, 송규근, 심홍순, 윤용석, 정봉식 등 고양시의회 환경경제위 소속 시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발표내용을 경청했다.

개막행사는 고양생태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홍보영상과 오카리나 축하연주로 시작됐다. 이봉운 고양시 제2부시장은 인사말에서 “4개국의 생태 환경 정보를 함께 나누고, 발전적 의견을 모으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고양시도 항상 환경 문제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시민단체, 시 공무원, 고양시의원 등 많은 이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4개국 생태현안과 정책 비교

2부 주제발표 시간에는 4개국 생태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테마로 발표를 진행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학과 교수는 ‘고양생태공원의 현황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국내·외 주요 도시생태공원 현황을 간단히 살폈다. 이어 나대지를 활용해 만든 고양생태공원이 조성 5년만에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도심 속 생태보고로 자리 잡은 사례와 발전방향을 소개했다.

▲‘중국의 생태교육 현황 및 향후 발전 전망’을 주제로 발표를 한 김영환 중국 중국과학원 교수는 산업화의 진행과 함께 환경문제가 이제 막 대두되고 있는 중국의 상황,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다양한 생태운동의 태동과 한계점들을 짚었다.

▲일본을 대표해 참가한 사토 루미 NPO Birth 사무총장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본의 생태환경 교육 사례를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설명했다. NPO Birth는 일본 도쿄도를 중심으로 여러 곳의 도립·시립공원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민간 환경관리운영단체다. 발표의 핵심 개념은 사토야마(里山)의 관리와 활용이었다. 숲과 습지, 그리고 농경지와 민가가 균형을 이루며 풍요로운 생태환경을 품는 공간을 말하는 사토야마는 우리말로 ‘마을숲’이라고 변역된다. 사토 사무총장은 대도시 주변 버려지는 사토야마를 공원으로 재생해 경관과 휴식, 전통 체험, 생태교육의 장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무엇보다도 사토야마 조성과 관리의 모든 과정에서 시민사회, 지자체, 학교, 기업, 지역언론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짚었다.

▲리엔 첸유 대만 중원대학교 경관학과 조교수는 ‘공간조성 사업 내의 환경교육’이라는 주제로 마지막 발표를 진행했다. 리엔 교수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도심 속 자투리 공간을 생태적 자산이 풍요로운 공원과 녹색축으로 설계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버려진 건물을 빗물정원으로, 방치된 공공용지를 녹색 도심정원, 또는 텃밭으로 가꾼 과정을 사진과 함께 살폈다. 그는 “과도한 도시개발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형태의 도시조경”이라고 강조했다.
 

사토야마(마을숲)를 생태교육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일본의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 사토 루미 NPO Birth 사무총장.


이구동성 “주민참여 확대” 제안

오충현 교수가 좌장을 맡은 3부 지정토론에서는 오창길 자연의 벗 연구소장, 김석민 장성초등학교 교사, 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오창길 소장은 포럼에 참석한 일본 NPO Birth의 발표를 중심으로 일본의 공원지정자관리정책과 환경교육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짚은 후, 우리의 환경정책도 민간위탁과 시민참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석민 교사는 우리나라의 생태교육의 문제점을 정부, 사회, 학교 등 각 분야별로 살펴본 후, 지역 단위 생태 NGO를 활성화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사무처장은 고양시가 당면한 도시재생 과제와 주민참여 문제를 짚은 후, 노령화되고 있는 마을 근린공원을 ‘지역주민 참여형 공간조성’으로 리모델링 하자는 제안을 해 주목을 받았다. 인공조형물이 많고 대리석 바닥이 깔린, 똑같은 양식으로 획일화된 근린공원을 주민의 의견을 모아 초록색 생명을 만날 수 있는 생태적 공간으로 꾸미자는 것이다. 이어 공동체 마을숲 조성, 마을습지 복원 등의 아이디어를 보탰다.

“수준 높은 국제 포럼 매년 열렸으면”

이날 포럼이 열린 생태교육센터 마당에는 고양시에서 활동하는 여러 생태교육 네트워크 단체들이 홍보부스를 차리고 장항습지와 대덕생태공원 등에서 활동하며 축적한 다양한 생태교육 자료를 공유하기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번 포럼은 초기 킨텍스 개최가 검토됐지만, 고양시의 소중한 생태교육공간인 고양생태공원을 국제적 무대에 선보이자는 취지로 장소가 다소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생태교육센터에서 열리게 됐다. 포럼에 참석한 한 자연환경해설사는 “여러 나라가 참가한 국제 포럼이 내가 활동하는 고양생태공원에서 열려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주제발표와 토론 좌장을 맡은 오충현 교수는 “오늘처럼 수준 높은 국제포럼이 매 년 열릴 수 있도록 참석한 모든 분들이 보다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와 토론자가 나란히 앉아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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