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동물원 쥬쥬 리뉴얼 운영 <신범 쥬라리움 대표>

▲ 신범 쥬라리움 대표

동물을 지극히 사랑했던 10살 소년, 동물원 CEO로 성장
전세계 손꼽히는 특수동물 전문가
실내동물원 1호 하남 쥬라리움 성공
‘쥬쥬’ 국내 최대 실내동물원 변신


[고양신문] 고양시뿐 아니라 경기북부권에서 동물원하면 떠올리는 곳이 ‘쥬쥬동물원’이다. 20년 가까이 쥬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이 동물원이 8월부터 ‘쥬라리움’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동물원 운영자도 바뀌고, 사육사와 직원들도 모두 새얼굴이다. 가장 큰 특징은 국내에서 가장 큰 실내동물원으로의 변신이다.

지난 21일부터 이곳을 운영하는 신범(31세) 대표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주목하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특수동물’ 전문가다.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성공한 오타쿠’다. 10살 무렵부터 파충류와 작은 포유류 등 특수동물들을 집에서 키운 그는 각 동물들의 사육방식에 대한 전문성까지 갖추게 됐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선 특수동물 1세대로 통한다.

젊은 나이에 세계 곳곳을 누비며 특수동물 유통사업에 뛰어들었고 국내시장을 선도했다. 희귀동물의 생태습성과 사육방식에 대해서는 교수들마저 신 대표에게 배울 정도다. 신 대표는 이제는 유통사업은 접어두고 어릴 때처럼 동물들을 직접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경영인이 아닌 동물전문가가 운영하는 동물원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26일 리뉴얼이 한창인 ‘쥬라리움’에서 신범 대표를 만났다.


▪ 취미가 직업이 됐다니 부러운 일이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키워왔다. 경력으로 치면 20년 정도 됐다. 젊은 나이에 사업적으로도 성공하다보니 방송출연이나 강연도 많았기 때문에 청년사업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사실 나는 동물 애호가이자 동물 전문가라는 호칭을 더 좋아한다.

동물유통에서 동물원 운영으로 눈을 돌린 것도 동물을 보급하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동물을 좋은 환경에서 잘 키워보고 싶어서였다. 동물들에게도 선진국이 있다. 그 기준이 바로 ‘동물복지’다. 동물을 대하는 자세와 인식, 선진화된 동물원 사육방식 등을 보급하고 싶어서 동물원을 직접 운영하게 됐다. 약 1년 전 하남에 ‘쥬라리움’ 1호를 만들었다. 고양시가 3번째지만, 규모면에서 이곳이 월등히 크기 때문에 본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쥬라리움이란 이름의 동물원을 국내 여러 곳에 세울 계획이다.  


▪ 현재 리뉴얼이 한창 진행 중이다. 어떤 모습으로 바뀌는지 궁금하다.

가장 큰 변화는 12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실내동물원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8월 10일쯤이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아쿠아리움처럼 실내에서 동선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동물들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중간 중간 카페에서 쉴 수도 있고, 동물들에게 먹이도 직접 주는 체험도 할 수 있게 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실내동물원 관람시간은 1시간40분 정도 소요된다. 대신 기존에 실외에 있던 다소 열악했던 사육시설을 대부분 없앴다.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키즈테마파크’라고 보면 된다.

폭 80㎝ 크기의 새장에 갇혀있던 새들을 12m 크기의 대형 새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새장 안으로는 관람객들도 들어갈 수 있다.


▪ 실내동물원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동물들을 위해서다. 우리나라 같은 4계절 기후는 대부분의 동물들에게는 좋은 환경이 아니다. 그래서 추위에 약한 동물들은 가을, 겨울이 되면 폐사율이 높다. 가장 좋은 것은 각각의 동물들에게 맞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 채광, 알맞은 사육장 크기를 갖추는 것이다. 실내 사육시설을 최상의 조건으로 만들고 야외 기후가 맞는 시기에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방식을 취하면 된다. 파충류와 작은 포유류들은 모두 실내사육을 원칙으로 하고 환경개선이 힘든 대형동물은 더 환경이 좋은 곳으로 보낼 생각이다.

방문객들에게도 실내관람이 좋다. 지금과 같이 한여름과 한겨울엔 아이들과 함께 실외활동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거기다 미세먼지까지 늘어나면서 실외활동에 대한 걱정이 늘면서 실내동물원이 경쟁력이 높아졌다.


▪ 쥬라리움만의 특징을 꼽자면.

동물과 사람이 교감하는 동물원, 울타리 없이 함께 어우러지는 동물원을 꿈꾼다. 그래서 만든 것이 야외캠핑장인데, 그곳에선 기후만 맞는다면 토끼와 알파카 등의 온순한 포유류을 풀어놓을 생각이다. 동물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면 실내에서의 답답함을 이겨낼 수 있어 동물들에게도 좋다. 아이들에게는 잔디밭에서 동물들과 함께 보내는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동물들이 사람과 친숙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바로 순치(길들이기)과정이 필요한데, 온순한 포유류와 조류를 중심으로 몇 달 전부터 사육사들이 순치과정을 진행해왔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사람과 친숙해져야 스트레스가 적다. 


▪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쥬라리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저를 필두로 모두 철저히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최소 경력이 5~7년 이상인 사람들이다. 생태전문가가 사육하고 운영하는 동물원, 사육환경이 가장 좋은 동물원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됐으면 한다. 실제로 사육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폭 80㎝ 크기의 새장에 갇혀있던 새들을 12m 크기의 대형 새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새장 안으로는 관람객들도 들어갈 수 있다.

악어사육장 위로는 유리다리를 만들어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 소개하고 싶은 동물들이 있나.

쥬라리움이 보유한 동물은 사설동물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희귀하고 중요한 동물들이 너무 많다. 국내에서 가장 큰 육지거북이, 4m 크기의 악어, 8m 길이의 국내에서 가장 긴 뱀도 있다. 악어사육장 위로는 유리다리를 만들어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 동물애호가가 운영하는 동물원이라 그런지 기대가 크다.

아이들은 동물들에게 관심이 많다. 나 또한 그랬다. 동물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내 어렸을 때 모습이 떠오른다. 어찌됐든 인간과 동물은 떨어질 수 없는 사이다. 동물원이 필요하다면 동물들이 잘 지낼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들어보고 싶다. ‘아이들이 동물들이 사는 집에 한번 방문해보는 것.’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동물원의 모습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