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고양e 팟캐스트 제작단 대표

[고양신문] 고양시에서 팟캐스트를 통해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고양e 팟캐스트 제작단’ 이현주 대표를 만났다. 오랫동안 사회복지 관련 일을 했고, 고양시 진로지원센터에서 청소년 멘토로도 활동 중이며, 최근에는 시집 『분홍 낙원』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또한 1인 팟 캐스트 ‘발맘발맘 수다고양’도 운영 중이다. 발맘발맘은 순 우리말로 ‘한 걸음 한 걸음 재어 나가는 모양새’라는 의미로 ‘발맞춰 맘맞춰’라는 뜻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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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고양영상문화센터에서 만난 이현주 고양e 팟캐스트 대표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이유는.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새로운 길을 찾고 개발하는 시민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이들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주체가 되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들이 걸어간 길의 역사를 묻고 기록한다면 우리에게 또 다른 기억의 한 조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범한 이들에게 잘 가고 있다고 격려하고 싶은 생각으로 스튜디오에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참여한 시민들은 이야기를 하는 자체로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반응이다.

본인 소개를 해 달라.

4년 전 일산으로 이사 오기 전부터 은평구에서 주민 기자단과 방송단 아나운서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2015년 고양영상미디어센터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라디오 팟캐스트 교육에 참석했다. 영상이 더 파급효과가 있지만, 진실된 목소리가 과장되거나 왜곡되는 것을 많이 봤다. 억울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해야 하는 다급한 사람들에게 좋은 매체가 뭘까 생각하다가, 녹음과 라디오라는 매체를 공부하게 됐다.
 

최근 발간한 시집 '분홍 낙원'을 든 이현주 대표

 

고양e 팟캐스트 제작단을 소개해달라.

 

다양한 아이템과 소스를 찾아 섭외하고 대본을 준비하고, 녹음 후 편집도 직접 해 팟빵이나 여러 SNS에 올리고 있다. 홍보를 위해 짧은 카드뉴스나 동영상도 만든다. 팟 캐스트가 지속가능한 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집단지성의 힘으로 성장하는 라디오 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 각자 1인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있는 사람들 15명이 모여 함께 하는 ‘고양e 팟 캐스트’를 운영하는 이유다. 이들과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협업할 수 있는 일을 도모하고 있다.

어떤 활동을 했나.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모여 마하트마 간디의 책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를 1년 3개월 정도 같이 읽고 인상 깊은 문장들을 낭독하며, 세대별로 다른 생각들을 들어보는 기회도 가졌다. 연령대와 하는 일들이 너무 달라 처음에는 자칫 세대 간 싸움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점차 차이일 뿐이란 것을 서로 이해하고 들어주더라.

세월호 3주기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산의 여러 모임 활동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다. 4주기에는 유가족이 참여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시민들에게 들려주는 시간도 가졌다. 누군가 기억해 준다는 것,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참여자 당사자도 위로를 받았다는 반응이다. 『도서관에 간 외계인』이라는 그림책을 읽고, 저자들을 모셔서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다.

팟캐스트는 언제 올리나.

1주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올리고 있다. 구독자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40대 중반에서 60대까지가 주 청취자다. 애초 30회 계획으로 시작을 했지만, 벌써 40회를 넘어서고 있다. 하면 할수록 다양한 반응을 보면서 목소리가 전하는 또 다른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관심있게 다룬 분야는.

지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산황동 골프장 증설 반대’ 범시민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과 활동가들을 초대해 정수장 인근에 설치되는 골프장의 위험과 폐해 등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이후 고양시 시민불복종의 날 제작단원들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함께 녹음해 온라인 홍보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런 활동은 수익을 위한 게 아니라 공익을 위한 것들이다.
 

고양e 팟캐스트 제작단에서 산황동 골프장 증설 반대 범대위와 함께 진행한 팟캐스트


팟캐스트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것 같다.

비폭력 대화 센터에서 연모 진행자 겸 예비진행자 역할을 하며 대화법과 관련된 안내자로 활동 중이다. 또한 팟캐스트를 하면서 듣게 되는 사춘기 자녀들과의 여러 가지 고민들, 아이들이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것, 디지털 매체 안에 긍정적인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단체에서 100인 강사 중 대표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고양e 팟캐스트 제작단은 각자의 생활 속에 물들어가는 시민 라디오를 지향하려 한다. 모인 사람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색깔을 유지하며 어떻게 협업의 재미를 쌓아갈까 ‘따로 또 같이’의 지혜를 찾아가는 중이다. 유쾌하고 재미있게 일상에서 문화의 한 축으로 목소리를 모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조금씩, 콩나물에 물 주듯 하다 어느 순간 나와 이웃들이 쑥 자라는 것을 추구하고 싶다.

 

세월호 4주기를 기억하며 발맘발맘 수다고양에서 단원고 학생 아버님이자 세월호 참사 가족 협의회 선체 인양분과장 정성욱님과 함께 팟캐스트 진행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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