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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돌이 치는 ‘물속 폭포’, 매년 인명피해소방관 목숨 빼앗은 신곡수중보
  • 이성오 기자
  • 승인 2018.08.16 21:06
  • 호수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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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하류에서 상류(서울)방향으로 바라본 신곡수중보 모습. 수중보에서 생기는 소용돌이로 배가 쉽게 전복될 수 있다. 수중보 뒤로 보이는 다리가 김포대교다. <사진=행주어촌계>

수중보 잠기는 밀물 때에도 소용돌이로 보트 전복
수상레포츠 인구 늘었지만 안전교육‧경고표지판 부재
“사고 막으려면 수중보 접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고양신문]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에서 발생한 소방구조대 보트 전복사고로 지난 12일 김포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보트에 타고 있던 소방관 3명 가운데 2명이 실종됐고, 다른 1명은 함께 출동한 제트스키 구조대원에게 구조됐다. 실종된 소방관 두 명은 다음날인 1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사고로 신곡수중보의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988년 만들어진 신곡수중보는 썰물이면 최대 2m의 낙차가 발생하는 곳으로 수중보 인근에서 수년 째 어로활동을 하고 있는 행주어민들에게도 위협적인 곳이다. 밀물일 때엔 바닷물이 한강 상류로 역류하면서 수중보 하류가 아닌 상류에 와류현상(소용돌이)이 발생하는데, 수중보가 완전히 잠기더라도 소용돌이가 강하게 일어 보기와 달리 매우 위험하다.

이번 소방관 인명피해도 썰물이 아닌 밀물 때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 수중보는 낙차가 거의 없이 상류로 물이 역류하는 상황이었고 사고도 수중보 하류가 아닌 상류에서 발생했다. 최대 2m의 낙차가 생기는 썰물 때 가장 위험하지만 강이 역류하는 밀물일 때에도 수중보로 인한 사고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이번 사고는 소방관 순직이라는 이유 때문에 언론이 주목한 사건이지만, 신곡 수중보에서는 해마다 크고 작은 민간인 보트 전복사고가 발생해왔다. 한강 하류를 담당하고 있는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는 올해에만 7차례나 신곡수중보 일대에서 수난사고가 발생해 구조활동을 펼쳤다. 고양시 관할 소방서에서도 1년에 10여 차례 한강에 구조대를 보내고 있다.

한강에서 수년 째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박찬수 전 행주어촌계장은 “수중보 사고는 해마다 있었고 사고가 나면 절반 정도는 사망사고로 이어진다”며 “피해자 대부분이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인데 사고가 잦다 보니 어부들이 직접 구해 준적도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서울에서 보트를 타다 김포대교까지 처음 내려온 민간인들은 수중보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잘 모른다. 썰물일 때 물이 보트 반대편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수평선처럼 보여 수중보가 있다는 것을 가늠하기 힘들어 보트를 빠르게 몰고 오면 그대로 수중보에 부딪친다. 또 밀물일 때엔 수중보가 잠기기 때문에 알아채기 힘들어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 박찬수 행주어민

▲ 밀물이 올라오면 수중보가 완전히 물에 잠겨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이럴 때에도 수중보 근처로 소용돌이가 생기기 때문에 보트가 전복될 수 있다. 물 밖으로 올라온 콘크리트 구조물이 수중보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행주어촌계>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민간인들이 수중보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운항금지 경고표지판은 어민들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김포대교 교각에 아주 작게 붙어있을 뿐이다. 이번 사고가 터지고서야 서울시는 위험표지판을 크게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14일 서울시 관계자는 “김포대교 상류 한강 한복판에 대형 부표를 설치하고 위험 지역임을 안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화식 행주어부는 “썰물 때 수중보 하류에 배를 가까이 대면 배가 빨려 들어가기 때문에 강한 엔진으로도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어부들도 닻을 던져놓고 배를 고정시켜야 고기잡이를 할 수 있다”며 “수중보에 생기는 와류의 특징과 그 위험성은 어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수난구조 훈련시 어민들에게 자문을 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심 어부는 “보가 물에 잠길 때에도 수중보 상단이 암초 역할을 해 소형보트라 하더라도 스크루가 바닥에 걸려 배가 튕겨져 나간다”며 “수상레포츠 인구가 증가하면서 한강에 배가 많이 늘었지만 수중보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고 실태를 꼬집었다.

일산소방서 관계자는 “신곡수중보는 소방대원들에게도 매우 위험한 곳 중 하나”라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수중보 인근으로 민간인 보트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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