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출신 김종번 실장
최근까지 시 정규직화 사업 담당
시장 “객관적 시각의 행정경험자”
정무직 5명 중 2명이 현 공무원


[고양신문] 이재준 고양시장의 비서실이 취임 한 달 만에 채워졌다. 이 시장은 이달 초 비서실장과 함께 정무직 보좌관 5명을 선임했다. 특이한 점은 비서실장 자리에 정치 관계자가 아닌 현직 고양시 공무원을 선임한 점이다. 비서실장을 포함한 5명의 정무직 보좌관 중 선거캠프 출신이 3명이고 현직 공무원이 2명이다. 선거캠프에서 온 3명 중 1명도 올해 3월까지 고양시 공무원으로 일했던 사람이라, 비서실 구성원 5명 중 2명만 측근인 셈이다. 대부분 자치단체장이 모든 정무직 비서를 정당이나 선거캠프 등 정치 관계자로 채우는 것과 사뭇 다른 인사다.

캠프 출신인 정재걸 보좌관이 수행비서를 맡아 이재준 시장을 최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지만 비서실의 핵심은 역시 비서실장이다. 이번에 임명된 김종번 비서실장(별정직 5급)은 고양시 인사부서인 인적자원담당관 공무직운영팀에서 6급 주무관으로 일해왔다.

조선호텔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 비서실장은 2011년부터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됐고, 임기가 연장되면서 고양시 공무원으로 7년간 일해왔다. 담당했던 업무는 상용근로자, 기간제근로자 관련 행정업무였으며, 작년부터는 정부지침에 따라 고양시 비정규직 정규직화 실무를 담당했다.

지난 16일 이재준 시장은 비서실장 발탁 이유에 대해 “노동분야 전문가라는 점과 고양시 행정 경험이 있다는 점을 좋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장 대두되는 이슈가 노동문제다. 시 산하기관들이 절차와 시스템 속에서 정규직화를 해나가는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노사관계를 원만히 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인연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동운동을 했던 분이라 몇 사람 걸치면 아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정의롭게 살아온 분이라는 점에서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현직 공무원을 비서실장에 앉힌 이유에 대해 이재준 시장은 “안정성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비서실이 행정에 대해 기본적인 인식을 하고 있어야 제가 시정을 추진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김종번 비서실장은 개방직 공무원이라 일반 공무원과는 조금은 다른 입장이다. 행정을 잘 알고 나름 객관성을 가진 인물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번 비서실장은 “정무직 인사에 대해 당사자인 제가 입장을 드러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항상 겸손한 자세로 이재준 시장의 시정철학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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