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 ‘8・18 평화가 꽃피는 날’

김대중 서거 9주기 맞아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려
민주주의와 민족평화 외친 김대중 생애 추모
이희호·김홍걸, 고양시민에게 감사의 마음 전해
“내년 10주기에 선보일 ‘시즌 2’ 기대해 달라”

 

김대중 대통령 추모 9주기를 맞아 일산문화공원에서 펼쳐진 콘서트 '8・18 평화가 꽃피는 날'에 2000여 명의 고양시민이 자리를 함께 하며 고인의 생애를 추모하고 평화의 다짐을 새겼다. <사진=박석순>


[고양신문]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김 대통령을 추모하는 고양시민들의 열기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이사장 이해동)와 고양문화재단(대표 박정구)이 함께 마련한 2018평화콘서트 ‘8・18 평화가 꽃피는 날’이 2000여 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지난 18일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려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을 두고 꿈꿔온 민주주의와 민족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다. 행사는 사전공연과 추모행사, ‘겨울을 품은 꽃 Season 1'이라는 제목의 본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행사는 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 이경혜 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이윤승 고양시의장은 “고양시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는 소중한 문화제가 열리게 되어 모든 시민과 함께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개회를 알렸다. 이해동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2009년 ‘행동하는 양심으로 반민주, 반통일로 향하는 역사의 퇴행을 막아달라’는 말씀을 유언처럼 남기고 떠나신 김 대통령의 바람이 촛불광장의 힘과 남북대화의 재개로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김 대통령의 꿈을 우리 모두의 꿈으로 공유하고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김홍걸 위원장은 살아생전 선친의 모습을 회고하며 “김 대통령께서 1995년 고양시로 이사를 오신 까닭은 남북화해시대가 열리면 접경지역인 고양시가 가장 선두에 서서 달려 나가야 할 곳이라 생각하셨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 후 “고인의 예언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풍성히 준비된 공연을 보며 고인의 문화사랑 정신도 다시 한 번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인사말을 하는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사진=박석순>


이어 고양시 국회의원 4명(심상정·정재호·유은혜·김현미. 갑을병정 순)이 함께 무대에 올라 “오늘 우리 모두의 다짐은 평화를 향한 참된 용기”라는 내용을 담은 ‘평화선언문’을 낭독했다.
추모행사에는 고양시 소속 시·도의원이 다수 참석했으며 설훈 국회의원(민주당),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차관, 최종환 파주시장 등 내빈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재준 고양시장과 도종환 문화관광부장관은 아시안게임 참관 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참석하지 못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상징 인동초를 떠올리게 하는 ‘겨울을 품은 꽃 Season 1'이라는 제목을 단 본 공연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어우러진 총 4막의 스토리텔링 무대극 형식으로 진행됐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섬마을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성장한 후 정계에 입문한 김 대통령의 일생은 고스란히 분단의 아픔과 해방, 좌우 대립, 한국전쟁, 독재에 대한 저항 등의 파란만장한 시간을 겪어낸 이 땅 민중들의 유장한 역사였다. 시대의 고비 고비마다 변치 않는 의지와 결단으로 민주주의와 민족평화에 대한 올곧은 신념을 지켜낸 김대중 대통령의 유년시절과 성장기가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본 공연 '겨울을 품은 꽃 시즌 1'의 주인공 역할을 맡아 구성진 소리를 들려주며 큰 박수를 받은 김정민 명창. <사진=박석순>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강신일은 '저 부는 바람'이라는 노래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사진=박석순>


공연은 형식면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영상과 노래, 그리고 춤과 연주가 물 흐르듯 이어졌고, 각각의 순서를 맡은 아티스트들의 면면도 다채로워 광장을 메운 청중들은 두 시간가량 이어진 공연을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판소리명창 김정민과 배우 강신일은 각각 소리와 내레이션으로 번갈아가며 극을 이끌었고, 윤선애, 포레스트, 로미나 등의 프로뮤지션과 백석동성당 아이들, 이글스콰이어 등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노래가 조화를 이뤘다. 그밖에도 박경희, 이진영의 성악 듀엣무대, 이삼헌의 독무, 고양안무가협회의 공연도 인상적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공연 말미에 화면에 이희호 여사가 등장해 “고인을 기억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고양시민 여러분에게 고마운 말씀을 전한다”는 영상메시지를 전했다. 피날레는 공연에 참가한 모든 출연진과 내빈, 그리고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호흡을 함께한 청중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손을 잡고 ‘광야에서’를 합창하며 뜻 깊은 공연의 대미를 마무리했다.

공연을 기획한 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 이경혜 사무총장은 “기획부터 구성, 연습, 완성까지 장장 8개월에 걸쳐 준비한 공연”이라며 “참여하고, 도움 주시고, 함께 관람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은 김 대통령의 청년기까지를 다룬 ‘시즌 1’이다. 인생 후반부를 다룰 ‘겨울을 품을 꽃 시즌 2’를 내년 10주기 평화문화제 무대에 선보이기 위해 지금부터 다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심상정·정재호·유은혜·김현미 국회의원(국토교통부장관), 이윤승 고양시의장, 박정구 고양문화재단 대표가 담소를 나누며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본 공연 '겨울을 품은 꽃 시즌1'은 영상과 노래, 춤과 낭송이 어우러진 종합 스토리텔링 무대극으로 진행됐다. <사진=박석순>

 

행사와 공연 전체를 기획하고 추진한 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 이경혜 사무총장. <사진=박석순>

 

공연 피날레는 출연진과 내빈이 함께 무대에 올라 '광야에서'를 합창하며 마무리했다. <사진=박석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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