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시의원에 ‘문자폭탄’ 거센 반대에 부담

 

시의회 이전촉구안 21명 반대
킨텍스 공공 기능 강조했으나,
시의원에 ‘문자폭탄’ 거센 반대
국토부, 여론수렴 후 최종결정

 

[고양신문] GTX 킨텍스역사 위치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지난달 28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했던 ‘GTX 킨텍스역사 위치확정 촉구 결의안’이 31일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반대가 21명이나 됐고, 찬성은 6명에 불과했다. 기권도 6명이다.

결의안 내용은 원래 킨텍스사거리(온누리사거리, 현대모터스튜디오 옆)로 예정돼 있던 킨텍스역 위치를 킨텍스 1전시장과 2전시장 사이로 이전해서 확정해 달라는 것이다. 킨텍스역은 킨텍스 활성화에 목적을 둔 만큼 킨텍스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촉구결의안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시의회 촉구결의안이 역사 위치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은 전문가 및 지역주민 여론을 수렴해 국토부가 하게 된다.

현재 킨텍스역사 위치는 주민들 간 첨예한 갈등이 일고 있는 고양시 주요 현안 중 하나다. 킨텍스 동쪽으로는 대화마을 주민들이 송포·송산동 주민들과 힘을 합쳐 역사 위치를 원안에서 킨텍스 중앙으로 더 옮겨오길 원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킨텍스 서쪽 방향 현대백화점 뒤쪽에서 공사 중인 오피스텔·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원안대로 킨텍스사거리에 역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킨텍스사거리와 이전을 요구하는 위치와의 거리는 약 500m다.

본회의에 앞서 28일 상임위가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입주예정자 모임인 ‘킨텍스·한류월드 공동주택연합회’(이하 킨공주) 회원들이 상임위 회의실을 방문해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양측 주민들이 시의원들에게 촉구결의안에 대한 찬반의견을 물은 뒤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문자를 전송하고 있어 일부 의원들은 문자폭탄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한 블로거는 각 지역구별 시의원들의 찬반성향을 지도로 표시한 그림파일을 시간대별로 업데이트해 공개하기도 했다.

양측 주민들은 올해 들어서는 서명부를 받아 적극적인 의견개진에 나서고 있다. 대화마을 주민들은 올해 1월과 3월 1·2차에 걸쳐 1만4000명이 넘는 서명부를 국토부, 경기도, 고양시, 국회 등에 전달했으며, 킨공주 측에서는 지난 7월 1만 명이 참여한 온라인 서명부를 청와대와 국토부 등에 전달했다.

한 시의원은 “제3자 입장에선 단순히 부동산가격 올리기 싸움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양측이 주장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공익적인 부분도 많아 일반 시민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먼저 역사 위치를 기존 사거리에서 전시장 사이로 옮기자는 의견을 살펴보면, ‘킨텍스를 중심으로 고양시 마이스산업을 성장’시키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이번 이전촉구 결의안에도 “기존 위치는 킨텍스와 GTX를 연계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고, 킨텍스로부터 무려 500m 떨어진 아파트 최중심에 역사를 계획해 ‘킨텍스’와 ‘코엑스’를 잇는 GTX의 최초 사업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사업의 중심인 킨텍스가 활성화되려면 역사가 킨텍스 사이에 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배관섭 대화마을 6단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킨텍스 3전시장이 건설되면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다. 또 향후 송포동 등 JDS개발에 따른 개발 수요를 위해서라도 아파트가 아닌 킨텍스 방향으로 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기존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킨공주 측 입장도 공익적인 부분이 없지는 않다. 이종연 킨공주 부회장은 “GTX A노선은 올해 말 착공하기로 돼 있다. 그런데 착공 4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기존에 계획된 역 위치를 바꾼다면 지역간 다툼이 벌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당초 2023년으로 예정된 GTX A노선 개통이 늦어지면 고양시 전체적으로 큰 손해”라고 말했다.

이어 “킨텍스·한류월드 부지에는 킨텍스뿐 아니라 영상방송밸리, CJ컬처밸리 등 다양한 산업기반시설들이 들어온다”며 “항공사진으로 보면 킨텍스사거리가 애초에 왜 GTX역 위치로 낙점 됐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킨텍스역사 위치는 국토부의 판단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GTX A노선은 지난 4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민간사업자)가 선정됐으며 민간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역위치를 결정해 국토부에 곧 전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고양시가 지역여론을 수렴한 내용들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역 위치를 결정하게 된다.

올해 말 착공이 목표인 GTX A노선은 파주~동탄을 잇는다. 개통되면 일산에서 서울역까지 기존 52분에서 14분으로, 일산에서 삼성역까지 기존 8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된다. 현재 예정된 역은 운정-킨텍스-대곡역-연신내-서울역-삼성역이다. 개통은 2023년 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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