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당·화전 도시재생사업 현장지원센터장

원당, 우리동네 살리기 역점
화전, 골목상권 활성화 주력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관건

 

[고양신문] 고양시에서 가장 먼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원당과 화전, 두 곳에 지난 7월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이 부임했다. 이름 그대로 각각의 도시재생 사업지구 현장에 상근하며 지역주민들을 만나 사업 참여를 이끌어내는 임무를 부여 받은 최전선 실무자다. 박재영(38세) 원당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과 도난영(39세) 화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을 원당역 인근 고양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실에서 함께 만났다. 두 사람의 진지한 눈빛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처음 열어가는 이의 부담감과 설레임이 동시에 감지됐다.
 

▲ 공통질문
(1) 도시재생 뉴딜사업, 간단히 설명하면
(2) 원당과 화전의 사업 유형과 특징은
(3)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4) 풀어가야 할 과제는
(5) 주민들에게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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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럼 없이 편안하게 다가가려구요”


■ 박재영 원당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박재영 원당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1) 간단히 말해 지역에 생활권을 가진 모든 주민들이 공동체성을 회복해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경제적 이익도 도모하도록 돕는 일이다. 물리적 환경개선도 중요하지만, 중심축은 ‘사람’, 다시 말해 지역주민들간의 관계망 형성이다. 이를 토대로 마을기업, 일자리 창출 등 함께 추진할 사업들을 스스로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2) 원당 주교동은 5만㎡ 규모의 ‘우리동네살리기’ 사업유형이다. 말 그대로 주민들의 참여를 활성화 해 동네 공동체를 살려보고자 한다. 예산의 대부분이 주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 지원에 쓰일 것으로 본다. 사업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주민협의체 구성과 커뮤니티 공간 조성이다. 폭넓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만들어지고, 함께 만날 장소가 잘 꾸며지면 조직과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3) 건축을 전공한 후 도시조경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사)녹색재단에서 도새재개발 관련 자문을 하고, 마을만들기 과정 주민 강사로도 활동했다. 한양대 겸임교수를 거쳐 일본 오사카 부립대 객원교수로 연구를 이어갔다. 그곳에서 일본의 마을만들기 과정에 참여하며 각종 정책과 이론이 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던 차에 현장지원센터장 선정 공고를 보고 주저 없이 지원했다.

(4) 주민들의 1차적 관심사는 사유재산의 이익 문제인 게 현실이다. 도시재생은 ‘이익’이라는 관점을 바꾸는데 성패가 달려있다. 당장 눈앞에서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는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나와 마을 공동체의 삶의 질이 함께 상승하는 일에 함께 참여해달라는 설득작업을 끊임없이 펼치는 게 현장지원센터장의 주된 일이 될 것이다.

(5) 목적성을 갖고 접근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전략은 스스럼 없이 편안하게 다가가기다. 마을을 돌다 보면 주민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는데, 어르신들이 “한 잔 하고 가라”고 권하시면 스스럼없이 자리에 낄 생각이다. 얻어먹으면 안 되니까 내 몫은 사들고 가서(웃음). ‘도시재생’이라는 낯선 용어 대신 “과거 이웃과 친하게 지내던 시절에 마을일에 함께 나서지 않으셨냐”고 말씀드리면, 어르신들이 “맞아, 그 때가 살기 좋았지.”라고 맞장구 쳐 주신다. 이런 공감대가 참여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주민 안에 잠재된 역량 끌어 올려야죠”


■ 도난영 화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도난영 화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1) 물리적 재개발 중심의 뉴타운 사업과는 지향점이 다르다. 뉴타운 개발은 원주민을 몰아내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원래 살았던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사는 마을을 보다 살기 좋고 활기 있는 마을로 바꾸는 일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2) 화전은 15만㎡ 규모의 ‘일반근린형’ 사업유형으로, 화전역 주변의 쇠퇴한 상권을 되살리는 골목상권활성화가 가장 큰 과제다. 다행히 인근 한국항공대학교와 함께 드론산업을 결합하는 계획을 세웠다. 드론센터를 세워 유동인구를 만들어내고, 이들을 소규모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주민들이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또 한 구역인 벌말은 토박이 주민들과 새로 이주한 젊은 작가들이 함께 손을 잡고 예술마을을 만들려고 모색중이다.

(3) 학부에서부터 박사과정까지 도시계획, 도시재생, 주택관련 분야를 골고루 공부했다. 인천광역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에서 8년간 전문직 공무원으로 일하며 재개발과 재건축 관련 행정 경험을 쌓았다. 원주민의 내몰림, 공동체 해체 등 물리적 개발이 불러오는 한계를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괭이부리마을 재생사업에 참여하며 공동체 지원을 통한 마을살리기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4) 마을에 맞는 특성을 찾아내고, 그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할 주민 활동가를 발굴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 집의 이익과 옆집의 이익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각자의 관심과 역량을 잘 조율해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가도록 조정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 도시재생 사업은 마중물 사업이다. 주민들 안에 잠재돼 있는 역량을 자연스럽게 불러내야 한다.

(5) 지역 주민 다수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다. 식사 때마다 여러 집을 돌며 밥을 먹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식사를 하며 자연스레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이 동네에 왔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다행히 밥값이 저렴하고 맛도 좋다(웃음). 삼송지구 등 주변 재개발 된 곳을 부러워하는 어르신들에게는 “그 곳 살던 친구분들이 지금도 거기 사시던가요?” 여쭤보면 “그건 아니지…, 나도 쫓겨나는 개발은 싫어”라고 말씀하신다. 발품을 팔며 부지런히 만나고, 꾸준히 주민설명회를 열며 공감을 얻어내면 주민들의 지지를 얻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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