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용 장항동기업인협회장 인터뷰

1800개 기업 모인 생산시설 집적단지
도로·주차장 등 기반시설 확충 절실
도시계획 변경 건폐·용적률 상향필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에 기대 걸어

[고양신문] 장항IC를 지나 고양시 초입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하게 되는 장항동 일대. 이곳에 약 40만 평 규모 1800개 기업이 자리한 대규모 인쇄·유통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근로자 수만 3만여 명에 달하는 이곳은 고양시에 몇 안 되는 생산시설 집적단지로 가장 개발이 필요한 지역임에도 아직까지 계획관리 지역으로 묶인 채 방치되고 있다. 2007년 JDS개발계획 발표와 함께 장항동 산업단지 일대에 대한 대규모 수용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이내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이후 이 지역에 대한 고양시의 계획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장항동 기업인들은 도로 등 각종 기반시설문제를 제기하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도시재생사업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곳 장항동 산업단지 일대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활성화하자는 논의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올해 초 고양신문이 진행한 장항동 도시재생 간담회에서 이러한 아이디어가 처음 제기됐으며 이재준 시장을 포함한 시 행정부 측도 이러한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관건은 장항동 기업인들의 참여여부다. 행정에 대한 일방적 요구가 아닌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아내고 새로운 산업단지 조성 밑그림을 함께 마련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논의의 첫 시발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장항동기업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홍사용 ㈜한영문화사 대표<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항동기업인협회를 소개해달라.
2007년 고양시에서 JDS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곳 장항동 일대에 대한 개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장항동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개발사업이 진행될 경우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공감대가 있었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장항동기업인협회다. 당시에는 이 지역이 수용되면 고양시 내 다른 지역에 이주산업단지를 만들어달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고양시와 많은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산업단지조성에 대한 기대 때문에 협회활동이 활발했고 기업들의 참여율도 높았다. 어르신 연말잔치, 장학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계획이 사실상 무산되고 10년 동안 이곳이 방치되다시피 하면서 협회활동이 많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장항동 지역 1800개 기업 중 800여 곳이 협회에 참여하고 있다. 
 
장항동 기업인들의 주요 현안은.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이 가장 절실하다. 산업단지 진입로를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은 수년 전부터 있었지만 시가 예산문제 등을 이야기하며 지금까지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 출근시간대만 되면 단지 내에서 자유로로 나가려는 차량과 들어오는 차량이 뒤엉켜 극심한 혼잡을 겪고 있다. 대중교통 또한 30분 간격의 마을버스 1대가 전부여서 직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차장 문제도 심각하다. 공영주차장 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다보니 업체들이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차례 행정에 건의해봤지만 이 지역은 농지라서 주차장을 만들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 문제해결에는 전혀 나서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영세업체들이 파주 등지로 밀려나고 물류회사들이 들어오면서 교통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협회장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무엇인가.
우선 계획관리지역인 이곳을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건폐율과 용적률을 상향시키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처음 이곳에 올 당시 건폐율 50%, 용적률 100%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건폐율 40%, 용적률 80%로 줄어들었다. 관련 규제부터 풀어야 업체들이 내부도로 확장을 위해 땅을 조금씩이라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10년 전 개발계획이 발표될 때만 해도 이 지역이 모두 수용되고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산업단지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러한 방향으로도 대안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관심이 생겼다.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된다면 삼송테크노밸리처럼 이곳 영세사업장이 모일 수 있는 건물도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로운 사업추진을 위해 이해당사자 간의 의견일치도 중요할 것 같다.
구성원들이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한데 사실 개별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 기반시설 등 조건이 열악하고 경기도 나쁘다 보니 지금은 각자도생하기 바쁜 형편이다. 2007년 당시만 해도 윤전업체가 15개였는데 지금은 대부분 문을 닫거나 이주해 남은 업체가 고작 3곳이다.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곳은 크게 토지주와 사업자, 임대사업자 등 3분류로 나뉘는데 각각 이해관계가 다르다. 가령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이곳이 활성화 된다면 임대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임대료가 높아지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할 것이 아닌가. 때문에 의견통합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나. 장항동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고양시에서 기업을 시작한 지는 올해로 정확히 20년 됐다. 본래 마포쪽에 있다가 개발계획 때문에 상암동으로 이주하고 다시 개발계획에 밀려 98년 장항동에 정착했다. 그때만 해도 업체들이 별로 없었지만 하나둘씩 이곳에 정착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산업단지가 조성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영문화사는 52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인쇄업체로 현재 직원수는 70명이다. 원래 직장생활을 10년 동안 하다가 아버지께 가업을 물려받아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옵셋 인쇄에서 출발해 현재는 제본, 디지털 인쇄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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