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빛시론> 김종일 동화작가

김종일 동화작가. 소설가

[고양신문] 9월에 접어들었는데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 올여름의 폭염과 가뭄은 유래가 없었다. 그야말로 기상재해라고 할 만큼 폭염과 가뭄이 심했다. 기상청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평년에 비해 폭염일수가 2배 이상 많은 22.4일로 1973년 이래 역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경북 영천에서는 8월에 최고 39.6도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고,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도 전국에서 발생했다.

폭염은 보통 섭씨 30도 이상의 더위가 계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후변화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기온상승이다. 그리고 기온상승의 주요 원인과 현상으로 지구온난화, 엘니뇨현상, 티베트 고원의 적설량 감소와 열섬현상 등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세계는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도 기온상승은 계속 되어 21세기 말까지 평균 기온이 1.8도에서 6.4도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각국에서 노력은 했다고 했으나 이는 말뿐이지, 정작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나 중국은 미온적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화석연료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산업 생산에 사용하는 화석연료를 줄이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또한 자국 이기주의가 작용해 자국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에는 관대하다. 반면 타국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하여는 엄격한 이중 잣대로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이 솔선수범하지 않은 데에도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화석연료 에너지를 많이 의존하는 관계로 온실가스 배출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내거나 사용한 화석연료 유기물들을 재생에너지로 변환해 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해 이런 일련의 일들을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구 환경을 훼손하는 원인 중 하나는 우리가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 제품이다. 하루에도 몇 잔씩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마시고 버리고 있다. 거기에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들과 생활 주위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들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야말로 플라스틱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제품은 종류도 다양하고 널리 쓰이고 있다.

보통 플라스틱은 석유를 이용해 제작되며 이 과정에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은 쉽게 분해되지 않아 토양 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까지 무분별하게 버려져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마저도 플라스틱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얼마 전 신문 사진에서 바다거북의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고통스럽게 살다가 사람들에게 구조되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바다 환경 생태계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한 예다.

최근 다행스럽게도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커피 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남용 단속이 시행되고 있다. 시민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는 데 동의해 텀블러를 챙기기 시작하기도 했다. 작은 노력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큰 힘이 되므로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농업이다. 햇볕을 반사시켜 온난화를 막아주는 작물들이 그것이다. 식물의 잎에는 왁스 성분 변화와 잎의 배면 방식에 따라 햇빛의 반사량이 달라지며 이것이 자구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농업이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키는 또 하나의 사례를 보면 태양열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표면에 도달하면 복사열이 발생하지만, 농경지에서는 흙속의 수분이 증발되면서 잠열형태로 표면이 냉각돼 복사열이 낮아져서 결과적으로 대기를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농업은 생명산업이면서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농경지를 메워 아파트를 짓고 도로를 놓고 공장을 짓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농업은 먹을거리 생산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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