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관리단집회 구분소유자 400여 명 참석
"현대엔지니어링(주) 선임 결정 추인" 발표에
일부 주민 “작년 선정결과 원천 무효” 주장 

 

[고양신문] 고양의 대표적 스트리트 상가 중 하나인 웨스턴돔이 새로운 관리단 구성과 관리인 선임에 진통을 겪고 있다. 웨스턴돔 구분소유자들은 지난 4일 일산동구청 대강당에서 임시 총회를 열어 지난해 11월 현대엔지니어링(주)을 새로운 관리인으로 선임한 결정을 다시 추인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는 대표청구권자 이지혜씨를 비롯해 225명의 구분소유자들이 소집청구를 해 개최했고 전체 660여 명의 구분소유자 중 400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은 “투표 결과 참가자 대부분이 현대엔지니어링을 관리인으로 신임하는 것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구분소유자들은 이날 모임을 “절차를 무시한 집회”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희봉씨를 비롯한 몇몇 구분소유자들은 “지난해 11월 임시총회 과정에서 본인이 작성하지 않은 구분소유주 위임장과 서면결의서가 투표 결과에 포함된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을 상대로 관리인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씨측은 “현대엔지니어링을 관리인으로 선임한 지난해 총회 자체가 원천 무효”라며 “아직 의혹이 해명되지 않은 원안을 다시 추인한 4일 투표 결과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집회를 소집한 이들의 생각은 정반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분소유자는 “기존 관리사무소 운영업체인 ‘우리함께사는세상’이 관리규약도 없는 상태에서 11년 동안 업무를 불투명하게 집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관리단을 구성하고 관리규약을 만들어 어떻게든 상가를 살려보자는 게 대부분 구분소유자들의 요구”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기존 관리사무소측에 동조하는 소수에 불과하다. 오늘 투표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추인에 반대한 표는 달랑 3표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는 일방적으로 기울었지만, 관련 소송 결과는 복잡하게 엇갈린다. 이희봉씨측이 제기한 관리인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에서 법원은 1, 2심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쪽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씨가 상고를 해 대법원 계류 중이다. 반대로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존의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우리함께사는세상을 대상으로 제출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은 1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이 났고 현재 2심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측이 4일 임시 관리단집회를 소집해 투표를 진행한 이유도 법정 싸움에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4일 집회와 관련해서는 이희봉씨측이 임시관리단 집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 당했다.

임시 관리단집회를 소집한 측은 이희봉씨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조만간 재판 결과가 나오면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해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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