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주민 서비스 질 높여라

“손님이 서울 가야 한다며 서울택시가 서 있는 곳까지만 가자고 하면 화가 나요”
“저녁 시간에 가라뫼 육교위에서 보면 빈차로 고양시로 들어오는 서울택시가 줄을 잇습니다” 서울택시들의 ‘시계 외 불법영업’때문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고양시 택시기사들의 하소연이다.

19일 새벽 고양시 택시들의 중앙로 기습 점거농성으로 불거진 서울시와 고양시 택시간의 영업다툼이 고양시택시기사들의 “서울택시들의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느 때와는 다른 강도 있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고양시에서 영업중인 서울택시는 대략 3천대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택시들은 고양시가 살고 있는 서울의 개인택시기사가 중심이 된 ‘한강콜’을 중심으로 영업중이다. 고양시에서 주로 영업중인 서울택시들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심야시간에 서울과 고양시를 오가며 영업중이며 인근 의정부와 김포, 인천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고양시 오복운수의 남춘현씨는 “서울에서는 교통체증으로 하루에 10만원 벌기도 힘들지만 도로망이 잘 뚫려 있고 장거리 손님이 많은 수도권에서 영업을 하면 2∼3시간이면 같은 돈을 벌 수 있어 서울택시가 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남씨의 주장처럼 서울택시가 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장거리 손님이 많은 신도시 유흥가 주변과 주요 역세권에 몰려 있다. 그래서 택시기사들에게 황금시간으로 보이는 밤 9시부터 자정까지는 고양시 택시와 서울택시간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요금은 고양시 택시가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기본요금이 고양시는 1천500원으로 서울택시보다 100원 싸다. 100원당 갈 수 있는 거리도 고양시 택시가 3m 길다. 반면 서울택시가 귀로영업권 보장으로 서울로 손님을 미터요금으로 태우고 가는 반면 고양시 택시는 전체요금의 20%를 시계요금이란 명목으로 추가로 받고 있다. 거리 당 요금과 시계할증을 동시에 감안한다면 서울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요금에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고양시 택시들은 20% 할증요금때문에 시민들로부터 항의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장거리는 서울택시만 타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하소연이다.

고양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택시가 서울에서 소위 ‘귀로 영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고양시 택시기사들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잠시 정차라도 해 놓았다가는 서울택시들의 항의와 함께 사진을 찍혀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일쑤라고.

반면 고양시에서 불법영업으로 단속된 서울택시들은 서울시의 ‘가제는 게 편’식 행정으로 과태료 부과처분을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 관계자는 “서울시 해당 구청에 불법행위 사진을 찍어 보내도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특히 서대문구청은 대부분 ‘증거 불충분’이나 ‘경고에 처함’ 같은 형식적인 답변을 보내와 고양시 기사들을 골탕먹이고 있다. 반면 고양시는 다른 지역에서는 눈치밥 신세. 고양시 관계자에 따르면 2달 전 파주시청으로부터 고양시 택시가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는 강한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고양시에서 불법 택시영업을 단속하고 있는 공무원은 단 2명에 불과하다. 경찰에게는 불법영업에 대한 단속권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 한 단속이 어렵다. 고양시는 올해 하반기 60명 가량의 인원을 불법영업 단속요원으로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안을 구상중이다.

고양시 담당 공무원은 “서울택시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양시의 5개 법인이 1588-1382 콜서비스로 통합해 운영하면서 서울택시와 경쟁하고 있지만 좀 더 신속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한강콜의 약 2천대 가량의 택시가 하나의 서비스로 운영되듯이 고양시도 법인은 물론 개인택시도 하나의 통합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양시 택시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는 미터기 미사용, 부당요금 요구 같은 일부 기사들의 행위도 스스로 고쳐나갈 것을 요구했다. 덧붙여 서비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기사들이 기본적인 서울지리 정도는 익혀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택시기사들에 따르면 불과 2년 전만 해도 목 좋은 고양시에서 택시기사를 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에 서울택시와의 갈등까지 겹쳐 한달 100만원 벌기도 만만치 않다고 울쌍이다. 그래서 고양시에서 택시기사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없다. 기사들에 따르면 “올해 고양시가 회사마다 허가해준 증차분에 대해 S운수는 포기하고 나머지 회사들도 기사가 없어 차량을 놀리느니 차라리 증차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귀뜸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거리 손님을 뺏어 가는 서울택시가 눈에 고울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구분 고양택시 서울택시
영업중인 차량대수 1858대 3천대(추정)
기본요금 1,500원 1,600원
추가요금 171m/100원 168m/100원
주요 영업권 고양시 전역 중심상권 역세권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