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가족 캠핑’ 여는 고양대곡초 학부모회

아이들과 엄마, 아빠가 함께 어울리는 '가족 캠프'가 고양대곡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사진=대곡초 학부모회>

 
[고양신문] 100개 정도 되는 종이상자가 쌓이고, 무너지며 3시간 동안 다양한 모양을 연출한다. 성벽이 되고, 감옥도 되고, 터널도 되고, 마지막엔 로봇이 된다. 감옥에 들어가려면 자기가 지은 죄가 무엇인지 이야기해야 들어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어느새 스토리텔러가 되어 있다. 알록달록 기다란 줄 커튼 사이사이 아이들이 자리하고, 두 줄을 꼬아보고, 머리도 땋아보고, 아주 어린 동생들과 까꿍놀이도 하며 논다.

푹신한 수레를 탄 동생들을 형님들이 긴 줄로 끌고 간다. 끌어주느라 온힘을 쏟는다. 4살 동생도 그랬다. 형님이 스스로  동생을 돌봐주며 놀이를 만들고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이 어디인지 궁금할 거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초등학교 운동장의 풍경이다. 차를 타고 돈을 내고 키즈카페나 놀이시설에 가는 게 아니라 넓은 운동장에서 맘껏 노는 것이다. 고양시 덕양구 대장동, 내곡동과 접한 영주산 자락에는 작은 학교, 대곡초등학교(교장 이강희)가 있다.
 

종이상자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고 있는 캠프 참가 어린이들. <사진=대곡초 학부모회>


외동 아들딸이 많은 시대적 상황을 감안해 친구들과 노는 장으로서 가까운 곳, 바로 운동장에서 캠핑을 하자는 어느 가정의 제안에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게 벌써 6년째 학부모회에서 주관하는 캠핑이다. 초기엔 아빠캠핑으로 열리다가 다양한 모습의 가족구성원들을 배려해 '가족캠핑'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캠핑은 '낮에는 해님과 놀고, 밤에는 별달거리'라는 제목으로 지난 15일과 16일, 1박2일 동안 열렸다. 학원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맘껏 놀며, 요리교실도 하고, 모둠별 놀이, 별관측으로 우주를 만나는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맘껏 놀아서 좋고, 부모들은 이웃집 엄마, 아빠들과 밤을 지새우며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단다.

다음날 어느 아빠가 참 기분 좋다고 전해 주신다. 작은 학교에서 느끼며 교감하는 부분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부모들에게 큰 감동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아이와 부모, 그리고 마을에 어울려 사는 마을교육공동체로서 학교는 매우 중요한 가치의 장소로서 재탄생된다. 또한, 학교교육에서 구성원들의  협력적 태도와 참여의지가 구현되어 아이들의 행복감도  높아진다.

사전 세팅부터 마무리까지 전 과정에 학부모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가족캠핑. 학교 활동의 여러 영역에 걸쳐 민주적 의사수렴과정이 학부모회, 학생자치회까지 폭이 넓어져가고 있는 대곡초등학교. 이런 일련의 흐름은 그간 혁신학교 8년 동안 축적해온 자치회의 훈련된 경험과 배려의 정신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학부모들의 제안을 잘 감안해 받아주고 협력자로서  파트너십을 발휘해주는 학교 선생님들의 역할도 큰 영역을 차지한다. 감사한 일이다. 
 

색색 커튼을 이용한 체험놀이.  모든 일정과 프로그램은 학부모회의 자발적 아이디어로 짜여졌다. <사진=대곡초 학부모회>

 

"친구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서 캠핑하니 너무 너무 즐거워요~!" <사진=대곡초 학부모회>

 

<사진=대곡초 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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