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정보

이성계 일파가 위화도 회군 후 고려왕실의 문을 닫을 때 내세운 명분중 하나는, 우왕(禑王)과 창왕(昌王)이 신돈의 씨라는 거였다. 이 근거로 내세운 것이 바로 중국 조정에서 이성(異姓)의 왕을 왜 세웠느냐고 했다는 정보였다. 그러나 신흠(申欽)선생은 “중국조정에서 말했다고 한 것도 사실 중국조정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두 마음을 가진 자가 지어낸 말이었다.(巾朝所言 實不出於中朝 乃其時二心者做出也)『象村集』<彙言5>”고 하였다.

정도전 등이 조작한 정보였다는 것이다. 선조 인조 연간에 살았던 신흠선생이 이런 말을 한 것을 보면, 고려를 멸망시키는 데 허위정보를 이용한 사실을 그 시대에도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처럼 고려는 망했어도 진실은 살아있었던 것이다.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명분으로 삼은 것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정보였다. 그런데 이 정보가 허위정보를 기정사실화 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 세계가 시끄럽다. 국내에서도 정치적 음모설이 나돌고 있는 이때, 허위정보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정신 차려야 할 것 같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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